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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벗은 미원…환갑 맞아 소비 ‘쭉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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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벗은 미원…환갑 맞아 소비 ‘쭉쭉’

입력
2016.03.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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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
미원

출시 60년을 맞은 국민 조미료 미원 소비량이 다시 늘고 있다. MSG 유해성 논란이 2012년 연구를 통해 종지부를 찍으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15일 대상그룹에 따르면 미원이 자체 집계한 국내 매출액은 2013년 953억원에서 2014년 1,006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02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소매점에서 직접 구입한 판매액은 2013년 405억원에서 2014년 41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44억원에 달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링크아즈텍 POS 데이터를 기준으로 산출한 2015년 판매액(대형마트 위주)을 보더라도 미원의 소매 매출액은 275억원으로, 업계 전체의 자연 조미료 매출 304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미원은 일반 가정보다 식당에서 주로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매출의 40% 이상을 소매점 매출이 차지한 것은 미원이 여전히 국내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원의 해외 매출 증가 속도는 국내보다 더 빠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미원의 해외 매출은 2013년 1,780억원에서 2014년 1,887억원, 2015년 2,000억원 이상(추산)으로 국내 매출의 2배 기록했다.

긴 침체기를 겪었던 미원이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MSG의 유해성이 나트륨 등에 비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연구 결과와 함께 1인 가구의 증가, '쿡방'의 인기를 타고 직접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현상 등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금과 자연 조미료만으로 맛을 내려면 많은 양을 넣어야 해서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와 식품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면서 미원 같은 발효조미료를 소량 넣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낫다는 젊은층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요리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면서 조미료에 대한 인식 전환도 가속화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원은 1956년 출시된 이후 '마법의 가루'로 불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영화배우 김지미와 황정순 등 당내 최고의 인기 여배우들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주부 소비자층을 사로잡아 1960년대 가장 인기있는 명절선물의 자리를 차지했다.

미원의 독주에 도전장을 내민 CJ제일제당 미풍이 1963년 출시되면서 '미원 대 미풍'의 치열한 판촉 경쟁과 사은품 경쟁도 화제를 모았다. 미풍이 무채칼과 고무장갑 등으로 구성한 미풍 김장세트를 출시하면 미원은 고급 비치볼과 미원병 등을 사은품으로 내놨고, 미풍이 고급 스웨터를 경품으로 내걸면 미원은 금반지를 내거는 식이었다.

하지만 미원과 미풍 모두 90년대 초반 MSG 유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20여년 동안 정체기를 보내야 했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MSG의 안전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과 함께 '감칠맛 미원'을 '발효미원', '다시마로 맛을 낸 발효미원' 등으로 리뉴얼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에 맞추려는 노력을 해왔는데 이제 서서히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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