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컷오프) 명단에는 이해찬 의원 말고도 이미경(서울 은평갑) 정호준(서울 중구성동을) 의원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 역사상 딱 3명(박순천 의원, 박근혜 대통령)뿐인 5선 여성 의원 중 한 명인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사상 첫 여성 6선 의원이란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공천 배제로 인해 쉽지 않게 됐다. 특히 앞서 강기정, 전병헌, 오영식(이상 3선) 의원 등에 이어 이 의원까지 공천 탈락되면서 당내 최대 규모였던 정세균계의 주축 멤버 상당수가 다음 국회에서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의 탈락을 두고는 아버지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행보와 연관 짓는 이들이 많다. 정 전 고문은 지난해부터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주류 진영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다 1월 권노갑 전 상임고문 등과 함께 탈당했다. 국민의당에 공식 입당은 안 했지만 사실상 지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더민주 관계자는 “정 의원의 경쟁력이 낮은데다 개인 신상 문제가 걸려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취임 후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정 의원을 고려했지만 아버지 정 전 고문이 거센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정 의원의 탈락으로 ‘할아버지(정일형 의원)- 아버지(정대철 전 고문)- 아들(정 의원)’까지 3대에 걸쳐 서울 중구에서만 14선을 이어 온 이들 가족의 기록도 깨질 위기에 처했다. 야권 일부에서는 정 의원이 아버지를 따라 국민의당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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