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검토에 과열 경쟁 우려 표명
내일 공청회에서 치열한 공방 예고
정부가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추가 허용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자 기존 면세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성영목(신세계디에프) 양창훈(HDC신라면세점) 황용득(한화갤러리아) 사장과 이천우 두산 부사장, 권희석 SM면세점 대표이사 등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만나 “추가 사업자가 들어오면 면세점 업계가 공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딴 이들 업체 대표들은 최근 정부가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추진하면서 사업자 추가 허용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이날 긴급 회동했다. 이들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점 숫자만 늘어날 경우 과열 경쟁 등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대표는 “신규 면세점을 계속 늘리면 물건을 못 채우는 면세점들이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중국처럼 짝퉁을 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규면세점이 문을 열고 1년 정도는 지켜본 뒤 시장이 커지면 또 다른 신규 업체 진입을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면세점 재승인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에서 불거진 근로자 2,200여명의 일자리 문제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황 사장은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의 투자금은 4,000억원, 고용 인력은 2,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신규 투자비는 1조700억원, 고용인력은 1만4,200명이나 된다”며 “신규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데도 탈락 면세점의 얘기만 부각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 사장은 “탈락 업체들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면세점 수와 면적이 두 배로 늘어난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와 SK 등은 면세점 추가 허용 추진 등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양측은 16일 오후 3시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리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