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노사가 학교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학내 분규가 발생한 지 20개월 만에 양측이 극적으로 화해하면서 학교 정상화에 파란불이 켜졌다.
청주대 김병기 총장과 박용기 노조지부장은 14일 대학본관에서 대학 구성원 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수 인재 양성과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에 합의 서명했다.
노사는 선언문에서 ▦학교 발전과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무분규ㆍ무파업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중부권 최고 명문대학 실현을 위한 협력 등을 약속했다.
특히 양측은 화합과 상생의 파트너십을 발휘해 앞으로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등 대학 정상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김병기 총장은 “노조가 상생하기로 한 만큼 학교 정상화가 급 물살을 탈 것”이라며 “이제 재정지원 제한 대학 탈피를 위해 모든 구성원의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용기 노조지부장은 “학내 분규가 계속 돼서는 구조조정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힘들다. 노조도 대학 정상화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청주대 노사는 난항을 거듭해 온 임단협에도 전격 합의했다.
대학 기능직과 별정직을 관리ㆍ운영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일반직 연봉제 직원의 명절 휴가비 2% 지급을 비롯해 ▦기능직 복리후생비 인상 ▦별정ㆍ계약직 임금 인상 등도 합의했다.
학교 측은 학내 분규과정에서 취했던 노조에 대한 고소ㆍ고발을 모두 취하하고, 민ㆍ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이 대학이 2014년 정부재정 지원 제한 대학에 지정된 것을 계기로 촉발된 노조의 쟁의 행위는 1년 8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노조가 이끌어 온 학내 분규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청주대는 2014년 8월 정부재정 지원 제한 대학에 포함된 뒤 학내 분규에 휘말렸다. 대학 노조와 총학생회, 교수회, 총동문회가 범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 김윤배 총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며 총장실 점거 농성 등을 벌였다.
그 해 12월 김 총장이 물러났지만 비대위측은 재단 이사인 김 전 총장의 완전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 출범한 총학생회가 면학 분위기 조성을 요구하며 비대위에서 발을 빼면서 투쟁 동력이 크게 떨어졌다. 학교측도 대규모 조직 개편에 나서는 등 위기 돌파를 위한 쇄신책을 내놓으면서 학교 정상화 가능성이 엿보였다.
하지만 교수회 측은 이번 노사 합의로 학내 분규가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찬정 교수회장은 “연례적으로 하는 임금협상 합의를 학교측이 대학 정상화로 부풀리고 있다”며 “이번 노사합의는 범비대위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질적인 학교 오너인 김윤배 전 총장이 이사진에서 퇴진할 때까지 비대위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덕동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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