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근 한화 감독/사진=임민환 기자
한화는 올 시즌을 5강 후보로 손꼽히는 팀이다. 지난달 10개 구단 감독들을 대상으로 본지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김성근 한화 감독을 제외한 9개 팀의 사령탑들은 모두 한화를 5강 후보로 점 찍었다. 최근 몇 년 새 굵직한 외부 FA(프리 에이전트)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꾀한 결과가 나올 때가 됐다는 평가다. 선수단 내 활력도 넘친다. 주장 정근우는 "우리 팀이 달라진 건 분위기만 봐도 보인다. 최근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김성근 감독님이 팀에 오신지 2년째가 되면서 선수들도 감독님의 스타일에 더 잘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안팎의 기대 속에 출발한 한화가 시범경기 초반부터 한화의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더 흥미롭다. 한화는 14일까지 이번 시범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며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시범 12경기에서 3승9패로 8위에 머물렀다.
돋보이는 건 마운드의 신구조화다. 한화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9위(5.11)에 그치는 등 버팀목이 약한 마운드에 고전을 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서는 팀 평균자책점 4.20으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몇몇 선수에게 치중된 마운드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젊은 피들의 활약에 베테랑들의 역할이 더해지면서 신구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2016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재영은 지난 9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고, 장민재는 2경기에 나와 3⅔이닝을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장민재는 지난해와 천지차이다. 올해는 자기 것을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용주와 김범수, 김민우 등의 젊은 자원들도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뒤'는 더 든든하다. 지난 겨울 FA 정우람을 잡으면서 박정진과 권혁, 윤규진이 지키던 뒷문이 더욱 단단해졌다. 아직까지 마무리 투수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를 로테이션으로 돌릴까. 누가 가도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재우와 송신영, 심수창 등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베테랑 투수들까지 더해지면서 한화 마운드는 더욱 풍성해졌다.
아직 1군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은 무기들도 많다. 외국인 투수 로저스는 아직 1군에 합류하지 않았고, 외국인 투수 한 명은 공석이다. 안영명과 이태양 등도 몸을 서서히 끌어 올리는 중이다. '완전체'가 된다면 한화 마운드는 더 두터워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시범경기 만으로는 전체를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한화가 마운드의 힘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좌절된 가을야구를 올해는 실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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