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참여 지속여부는 물론이고 각자의 정치생명까지 걸린 ‘미니 슈퍼화요일’(15일)을 앞두고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의 운명과 대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루비오 진영은 고향인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뒤지는 형국인 반면, 케이식 지사는 오하이오 수성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가 ‘미니 슈퍼화요일’을 앞두고 주요 경선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플로리다 주에서는 트럼프(43%)가 루비오(22%) 의원을 크게 압도한 반면, 오하이오 주에서는 근소한 차이지만 케이식(39%) 지사가 트럼프(33%)를 앞섰다.
플로리다(선거인단 99명)와 오하이오(66명)는 경선 1위 진영이 배정된 선거인단 전원을 차지하는 ‘승자독식’ 방식이어서, 트럼프의 후보 지명 저지에 사활을 건 공화당 주류 진영으로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다. 공화당 주류 후보를 자처하는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지사가 고향에서 패배할 경우 그 즉시 경선 참여 중단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엇갈리는 여론 조사 결과로 인해 루비오 진영과 케이식 진영의 15일 선거전략도 180도 달라졌다. 갈길 바쁜 루비오 의원은 ‘범 공화당 주류’라는 공통점을 내세워 트럼프에 승리하려면 케이식 지사와 지지자를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 11일 “오하이오에서 트럼프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케이식 지사뿐이다. 오하이오에서 나를 지지하는 분들은 케이식 지사에게 투표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거꾸로 케이식 지사와 그의 지지자들에게 플로리다에서는 루비오를 밀어 달라는 제안이기도 했다.
그러나 케이식 지사는 1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자들은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며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케이식 진영의 냉정한 행보는 플로리다에서 패배한 루비오 의원이 중도 사퇴할 경우, 공화당 주류ㆍ중도성향 표가 자신들을 중심으로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구도를 ‘트럼프-테드 크루즈-케이식’ 3파전으로 만든 뒤, 트럼프의 과반수 후보(1,237명) 획득을 저지할 수만 있다면 공화당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올 7월 전당대회에서 후보가 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계산인 것이다.
한편 플로리다, 오하이오 이외에도 공화당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72명), 일리노이(69명), 미주리(52명), 북마리아나 제도(9명)에서 15일 경선이 치러진다. 민주당에서는 북마리아나 제도를 뺀 지역에서 공화당과 함께 투표가 진행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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