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에게 ‘신고하면 환불 안 해준다’고 협박하며 지속적으로 인터넷 물품사기를 친 2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해 5월부터 약 10개월 간 인터넷 ‘중고나라’ 사이트를 통해 콘서트 티켓, 콘도 숙박권, 항공권 등을 판다고 속여 173명으로부터 5,9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차모(27)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동종 전과로 2년형을 선고 받은 뒤 지난해 3월 출소한 차씨는 생활비와 도박비를 충당하기 위해 2개월 만에 다시 인터넷 물품사기에 손대기 시작했다. 그는 빅뱅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처럼 구하기 힘든 물품을 사고 싶다고 글을 올린 구매자들에게 직접 전화해 자신이 그 물품을 갖고 있다고 속여 돈을 받아냈다.
차씨는 사기 판매범의 경우 휴대폰 번호와 계좌번호가 ‘더치트(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에 올라가 금방 들통난다는 것을 알고, 물품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을 물색해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차씨는 자신의 사기 전력을 노출시키지 않고 장기간 범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차씨는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에게 ‘경찰에 신고하거나 더치트 사이트에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를 올리면 돈을 받지 못할 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문자로 협박한 뒤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항공사 직원 신분증에 자신의 이름을 합성한 뒤 ‘김해공항에 근무한다’며 자신을 의심하는 구매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계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83명의 피해자를 추가로 발견했다”며 “피해자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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