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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에 주식형 펀드 등 비과세 상품은 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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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에 주식형 펀드 등 비과세 상품은 담지 마세요”

입력
2016.03.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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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상품 손익 합산해 순이익에 과세

금융소득종합과세 근접때 절세 최대

초보 투자자는 일임형 선택 바람직

수수료ㆍ우대금리 꼼꼼히 체크를

ISA 출시를 열흘 앞둔 4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ISA 관련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뉴스1
ISA 출시를 열흘 앞둔 4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ISA 관련 안내 현수막이 붙어있다. 뉴스1

정부가 국민 재산 증식을 돕기 위해 내놓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 출시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국내 처음 도입되는데다가 가입할 ISA 유형, 계좌를 개설할 금융회사 등 선택할 사안이 많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 1인당 1계좌만 가능하고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기간 해지를 할 수 없다는 조건도 가입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만능통장이 될 지, 무능통장이 될 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ISA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알아 봤다.

- ISA란 무엇인가

=2018년 말까지 가입해 3~5년간의 의무가입기간 동안 계좌를 유지하면 만기 시점의 투자차익에 대해 200만~250만원까지는 비과세, 그 이상은 9.9%의 세금을 떼는 세금 우대형 금융계좌다. 1인당 한 계좌에 연간 2,000만원씩 5년간 최대 1억원 투자가 가능하며 예ㆍ적금, 펀드, 파생상품을 함께 관리할 수 있다. 근로ㆍ사업자와 농어민까지 약 2,300만명에게 가입 자격이 주어진다.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입 자격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ISA 계좌 개설이 가능한 금융회사를 방문한다. 근로자나 사업자는 근로ㆍ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근로ㆍ사업소득 지급 확인서, 소득금액증명원 또는 사업자등록증명원 중 1개를 금융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서민형 ISA(총 급여 5,000만원·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가입자) 가입을 위해서는 국세청 홈택스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서민형 가입용 소득확인증명서’가 필요하다. 금융회사 37개사(은행 14개사, 증권 21개사, 보험 2개사)가 ISA를 출시 예정이고 이 중 33개사에서 14일부터 ISA를 가입할 수 있다.

-누가 가입하면 좋을까

=금융소득종합과세(금융소득 연간 2,000만원 이상) 대상자는 ISA 가입을 할 수 없다. 뒤집어 말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근접한 사람이라면 ISA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금융소득과는 별개로 낮은 세율(9.9%)로 세금을 매기는 데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합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이나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등 목돈 마련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유용할 전망.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은 “고객이 손해 볼 것이 없으니 가입 대상이 되면 무조건 가입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절세 효과가 얼마나 되나

=5년간 200만원(서민형은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액에 대해서는 9.9% 저율과세의 혜택은 얼핏 미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ISA 상품끼리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다는 걸 감안하면 무시 못할 혜택이다. 가령, 투자자가 A, B라는 금융상품에 투자해 각각 300만원 이익, 90만원 손실이 났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까지는 이익인 300만원이 모두 과세 대상으로, 이자ㆍ배당소득세율 15.4%를 적용해 46만2,000원의 세금을 내야 했다. 하지만 ISA 내에서 A, B 상품에 투자했다면 순이익인 210만원만 과세 대상이다. 이마저도 200만원은 비과세, 200만원을 초과한 10만원에 대해서는 9.9% 세율을 매긴다. 세금이 9,900원에 불과하다. 총 45만2,100원의 세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다른 금융소득이 2,000만원에 못 미치지만 ISA 소득을 더할 경우 2,000만원을 넘어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되는 이들이라면 세금 혜택은 훨씬 커진다.

-신탁형과 일임형의 차이는 뭔가.

=맞춤형과 기성품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탁형은 투자자 자신이 편입 상품과 비중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금융회사에 지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투자자가 직접 ‘A펀드(주식형) 40%, B펀드(채권형) 40%, C은행 정기예금 2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식이다. 신탁형 가입자에게는 금융사들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설계된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없다. 반면 일임형 가입자는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게 금융회사가 제시한 복수의 모델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초보 투자자라면 일임형, 투자 고수라면 신탁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금융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나

=수수료나 우대금리 등 금융회사별 차이와 혜택을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수수료는 신탁형보다는 일임형이, 또 위험도가 높은 상품일수록 비싸다. 증권사는 ISA 운용 수수료를 신탁형은 연 0.1~0.3%, 일임형은 모델포트폴리오 유형에 따라 연 0.1~1.0%를 적용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신탁형 ISA의 상품별 수수료는 연 0.1~0.8%다. 또 금융회사마다 고객 유치전이 치열하므로 우대금리나 고금리 특판RP 등 부가 혜택도 고려해야 한다 단 은행은 일임형 ISA를 4월에야 출시하기 때문에 이달 중 일임형에 가입하고 싶다면 증권사를 찾아야 한다.

-어떤 상품을 담는 게 좋을까.

=안병원 삼성증권 삼성타운 WM센터 부장은 “기존 세제 혜택 상품은 가급적 제외하라”고 조언했다. 이미 매매차익이 비과세인 국내 주식형 펀드를 굳이 ISA에 담을 필요가 없고 해외 주식형 펀드 투자 시에도 ISA 보다는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출시된 비과세 해외펀드를 이용하면 된다는 얘기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팀장은 “예·적금 보다 이율이 높으면서 안정적인 노녹인(no knock-in)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형 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ISA에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예금을 편입할 수 있도록 했으니 금리를 따져 보고 더 나은 조건의 예금을 편입하는 것도 좋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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