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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절체절명 순간 천재적 묘수 한 방으로 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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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절체절명 순간 천재적 묘수 한 방으로 승기

입력
2016.03.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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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총보>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총보>

이세돌이 지난 세 번의 패배를 거울삼아 드디어 알파고를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 제4국에서 이세돌은 평소 자신의 기풍대로 먼저 최대한 실리를 챙긴 후 알파고가 상변 일대에 형성한 거대한 세력 속에 침입, 한때 위기를 맞았으나 천재적인 묘수 한 방으로 일거에 승기를 잡았다.

상변 흑진 속의 백돌(△)들이 고스란히 잡히면 백이 도저히 바둑을 이기기 어렵다. 당시 현장 분위기도 이세돌이 또 다시 패배할 것 같다며 모두들 침통한 표정이었는데 절체절명의 순간 이세돌이 멋진 묘수를 찾아냈다.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1도>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1도>

<1도> 1(실전 수순 78)로 끼운 게 기사회생의 묘수다. 알파고가 일단 2로 받았지만 3, 5로 차단하자 흑의 포위망에 결정적인 흠집이 생겼다.

알파고도 즉각 문제의 심각성을 눈치 챘겠지만 아무리 시스템을 돌려봐도 마땅한 응수가 찾아지지 않자 갑자기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인간 대국자가 시간연장책을 사용하듯 우변에서 몇 수 선수 교환을 했지만 모두 손해수로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됐다.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2도>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2도>

결국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2도> 1(실전 수순 91)로 백 한 점을 따냈지만 이세돌이 가만히 2로 젖힌 게 회심의 일격이다. 이것으로 사실상 백의 승리가 결정됐다.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3도>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3도>

흑이 백을 잡으려면 <3도> 1로 차단해야 하지만 2, 3을 선수한 다음 4로 단수 쳐서 5 때 6으로 뻗으면 흑 석 점이 꼼짝없이 잡힌다. 이렇게 되면 물론 단박에 역전이다.

이때부터 갑자기 알파고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가 안되는 엉뚱한 착수를 두기 시작했다. 알파고가 형세가 우세할 때는 정확한 응수로 확실하게 승리를 지키지만 반대로 위기에 몰리자 착수 결정에 혼란을 느끼기는 것 같다. 아직 인공지능이 극복하지 못한 약점 같다.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4도>
이세돌-알파고 제4국 하이라이트 해설 <4도>

결국 실전에서는 알파고가 <4도> 1(실전 수순 103)로 타협했지만 2부터 8까지 백돌이 무사히 살아나오면서 오히려 좌변 흑돌을 공격하게 돼서 이제는 백이 확실히 역전에 성공했다. 게다가 장차 백A, 흑B, 백C로 상변 백돌을 연결하는 뒷맛까지 남아서 이세돌의 승리가 거의 굳어졌다.

이후 알파고가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쳤지만 이세돌이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우세를 지켜서 감격스런 첫 승리를 따냈다. 180수 끝, 백 불계승.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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