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웹스터(왼쪽)와 발디리스/사진=임민환 기자
삼성은 지난해 외국인 선수 '덕'을 가장 많이 본 팀 중 하나다. 피가로와 클로이드가 24승을 합작했고, 내야수 나바로는 48홈런을 때려내며 중심타자 역할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뒤 삼성은 이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새로운 세 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이미 '검증'을 마친 선수들을 잡지 않았다는 건 새로운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류중일(53) 삼성 감독도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 선수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겨우내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전력이 약화된 부분을 새 얼굴들이 채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물음표가 붙어있지만 조심스럽게 희망을 키우고 있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웹스터는 13일 한화와의 대전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7개의 볼을 뿌리며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3km짜리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고루 섞어 던지면 한화 타자들을 요리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서 시범경기에 첫 등판했지만 안정감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도 이날 첫 홈런을 신고했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발디리스는 1회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김용주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4-1로 앞선 6회 1사 1·2루 찬스에서는 정재원에게 좌전 안타를 뽑아내며 2루주자 김상수를 불러 들였다. 시범경기 타율은 0.462(13타수 6안타)로 올라갔다. 이날 경기 전 류 감독은 발디리스를 보며 "장타를 못치고 있다. 배트 스피드가 빠르지 않더라"며 걱정했지만 첫 대포를 터트리면서 수장의 아쉬움도 지워냈다. 삼성은 새 얼굴들의 활약 속에 8-1로 이겼다.
경기 후 만난 류중일 감독은 "웹스터가 최고 좋은 피칭을 했다. 계속해서 이런 좋은 모습을 보고 싶다. 지금 정도의 모습을 계속 유지해준다면 괜찮을 것 같다. 발디리스도 이제 장타가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까지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한 외국인은 투수 벨레스터다. 그는 지난 11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상으론 나쁘지 않았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규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치고 제구력까지 보완한다면 삼성은 올해도 외국인 선수 농사 '풍년'을 기대할 수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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