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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두려워…” 원영이 화장실 감금, 친부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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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두려워…” 원영이 화장실 감금, 친부도 알았다

입력
2016.03.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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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 위해 말 맞추고 거짓 문자 주고받아

경찰 내주 초 현장검증

그림 1신원영(7)군의 친부와 계모가 원영군을 암매장한 사실을 경찰에 자백한 지난 12일 오전 경찰이 경기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신군 시신을 수습해 내려오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그림 1신원영(7)군의 친부와 계모가 원영군을 암매장한 사실을 경찰에 자백한 지난 12일 오전 경찰이 경기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신군 시신을 수습해 내려오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신원영(7) 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와 이를 방임한 친부가 경찰 수사에 대비, 철저하게 입을 맞춘 정황이 드러났다. 친부는 원영이가 3개월간 화장실에 감금돼 구타당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경찰 처벌이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원영이의 친부 신모(38)씨와 계모 김씨(38ㆍ여)가 원영이 사망을 숨기기 위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치밀하게 은폐를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신씨는 원영이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한 다음날인 지난달 3일 김씨에게 “원영이 잘 있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김씨는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했다. 계모가 “원영이를 강원도 보냈다”고 한 말이 사실인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서로의 대화를 차량 블랙박스에 저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원영이의 입학을 준비하듯 책가방과 신발주머니 등을 구입해 놨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일에는 신씨가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 간다”고 말하고 휴가를 얻기까지 했다. 계모와 서로 찾으러 다니는 것 같은 문자도 주고받았다.

미리 짜고 원영이가 살아있었다는 정황을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다.

경찰은 원영이가 숨지기 3개월 전부터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등 계모의 모진 학대와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는 것도 친부인 신씨가 모두 안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하지만 신씨는 계모를 적극적으로 말리지도, 원영이를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다. “경찰에 들켜 아동학대 처벌을 받을까 두려웠다”는 게 신씨의 진술이다. 신씨는 그 동안 경찰에서 “학대 등을 몰랐다”고 허위 진술해왔다.

경찰은 14일 또는 15일 평택 자택과 인근 야산 등에서 현장검증을 한다.

경찰은 계모 김씨가 원영군이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부터 자택 화장실에 원영이를 가둔 뒤 온몸에 락스를 붓고 찬물을 뿌리는 등의 학대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친부와 계모는 원영이가 학대를 견디다 못하고 지난달 2일 숨지자 시신을 이불에 싸 베란다에 방치한 뒤 열흘이 지난 같은 달 12일 청북면 신씨의 아버지 묘소가 있는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경찰은 친부가 학대에 가담했는지 등을 추가 수사한 뒤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검토, 구속만료 시한인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한편 원영이의 장례는 이날 오전 친모 등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택장례문화원에서 치러졌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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