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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이세돌의 패배일뿐 인간의 패배는 아니다”

입력
2016.03.1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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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5번기 중 제3국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세돌 9단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5번기 중 제3국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장에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세돌의 패배다. 인간의 패배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번째 대국마저 내주며 이번 5번기의 승리를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내줬지만 이세돌 9단은 인류의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세번째 대국을 마친 뒤 이 9단은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의 사장인 세르게이 브린,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승부가 이미 결정돼 표정은 무거웠으나 오히려 심리적 압박이 다소 해소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 9단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데 미안함을 표하며 운을 뗐다. 이 9단은 “무슨 말씀을 드릴 지 모르겠다. 여러가지 기대를 하셨을 거 같은데 무력한 모습을 보여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지난 대국에서 자신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분석했다. 이 9단은 “1국은 다시 돌아가도 이기기 어려울 만큼 오판한 것이 많았다”며 “승부는 2국에서 나지 않았나 싶은데 초반은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고 어느 정도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놓쳤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패인 중 하나로 지적된 심리적 부담 역시 이번 대국에 크게 작용했음을 인정했다. 이 9단은 “3국에서도 여러가지 바둑적인 경험이 있었지만 이렇게 심한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는데 그런 부담을 이기기에는 내 능력이 부족했다”며 “인간과의 대결에서 2대0이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데 알파고와의 대결은 새로운 경험이라 허무하게 마지막을 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를 가져간 구글 측은 기쁨을 표했다. 세르게이 브린은 “나도 대학원을 다닐 때 바둑을 뒀다. 바둑은 매우 미학적인 게임”이라며 “바둑이 가지고 있는 미(美)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우리가 접목해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며 이 자리에 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사비스는 “딥마인드 개발자들의 천재성에 존경을 표한다”며 “앞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의 큰 그림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 9단은 아직 알파고가 완벽한 경지는 아니며 인간의 반격이 가능함을 암시했다. 이 9단은 “굉장히 놀라운 프로그램이지만 완벽한 신의 경지에 오른 정도는 아니다”며 “분명히 인간과는 다른 감각들이 있고 어떻게 보면 더 우월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약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9단은 “1국도 2국도 마찬가지고 아직 인간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실력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승부가 이미 판가름 난 가운데 4국은 13일 오후 1시 같은 대국장소인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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