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상급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에서 ‘알파고 대리인’으로 나선 구글 프로그래머 아자 황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12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대국 현장에서 알파고를 대신해 경기에 임하고 있는 아자 황이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돌을 놓고 있는 아자 황의 사진을 두고 우스개 소리로 “인간 최초의 ‘친알파’”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바둑 아마 6단에 박사인데 알파고 돌 셔틀(심부름 해주는 사람을 의미하는 은어)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이날 대국 현장에서 공개 해설을 하고 있는 해설진도 의연한 모습의 아자 황을 보며 감탄했다. 김지명 아마 6단이 “아자 황은 항상 표정이 무뚝뚝하다. 진짜 알파고 같다”고 말하자 좌중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아자 황은 구글의 대만계 프로그래머다. 2003년 국립대만사범대 연구조교를 거쳐 2011년 컴퓨터과학 및 정보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 11월 알파고를 만든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에 합류했고 2014년부터는 구글 본사에서 연구 과학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1998년 대만 대학 간 바둑대회에서 아마 6단 증서를 받은 바둑 고수이기도 하다. 이런 경력 때문에 지난해 10월 알파고가 판후이 2단과 겨룰 때도 알파고의 손 역할을 맡았다.
아자 황은 손이 없는 알파고를 대신해 이 9단이 돌을 놓으면 바로 옆에 설치된 컴퓨터에 이 9단의 수를 입력한다. 그 뒤 알파고가 착점하면 모니터를 통해 이를 보고 대신 돌을 놓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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