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는 최첨단 알고리즘으로 무장해 이세돌 9단을 2번 연속 꺾으면서 이 9단이 5번기에서 완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정반대로 뒤집혔다.
오히려 알파고의 실력 수준이 드러나면서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바둑계도 이 9단이 12일부터 열리는 남은 세 판의 대국에서도 알파고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대국은 알파고가 던진 도전장을 이세돌 9단이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그러나 이젠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봐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AI바둑 대표인 프로기사 김찬우 6단은 “알파고는 완벽에 가까운 존재”라며 “이세돌 9단이 한 판이라도 이길 확률은 아주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세돌 9단이 한 판을 이기면 인간 승리”라며 “이세돌 9단이 인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얼마나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프로기사 조혜연 9단도 “1·2국을 지켜보니 알파고가 너무 잘 둔다. 지금으로써는 한 판을 이기는 것이 이세돌 9단의 목적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1승 4패가 될 확률이 제일 높지 않을까”라며 “인간이 역습하기를 바란다. 이제 남은 제3∼5국 중에서 3국을 이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조 9단은 이세돌 9단이 초반에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경우의 수가 줄어들수록 완벽해진다”며 “초반에 알파고를 적극적으로 흔들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제2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장기전으로 이끌고 가려고 초반을 무난하게 갔는데도 알파고가 끝내기에서 이기더라”며 “오히려 초반을 마지막처럼 둬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0일 제2국 종료 후 미디어 브리핑에서 제3국에서 알파고에 승리하는 것에 대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친한 프로 바둑 기사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 나의 바둑을 두겠다”는 각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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