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5차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를 강조하며 연일 대남위협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는 “세상물정 모르는 경거망동”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참관하면서 “새로 연구 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 공격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야 한다”며 “핵탄 적용수단들의 다종화를 힘있게 내밀어 지상과 공중, 해상, 수중의 임의의 공간에서도 적들에게 핵 공격을 가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동신문도 김 제1위원장의 훈련 참관을 전하면서 ‘전략군 화력 타격계획’이란 제목의 지도 사진을 공개했다. 지도에는 평양 아래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동해상으로 2줄의 탄도미사일 비행궤적이 그려져 있다. 전날 북한은 남한 전역에 닿을 수 있는 사거리 500㎞의 스커드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쐈다.
김 제1위원장이 강조한 ‘지속적인 핵폭발시험’은 5차, 6차 핵실험을 의미한다. 지난 1월 6일 기습적인 4차 핵실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은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김 제1위원장이 ‘육ㆍ해ㆍ공에서의 다종화된 핵무기’를 거론한 것은 수중으로 은밀히 침투해 발사하는 SLBM을 비롯해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실어 남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은 소형화된 핵탄두 공개(9일), 남한 전역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10일), 추가 핵실험과 다양한 미사일 공격(11일)으로 연일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13일에는 핵 추진 항공모함이 부산에 입항하는 등 현재 진행중인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미 전략자산이 잇따라 한반도에 추가로 전개할 예정이어서, 핵 위협을 앞세운 북한의 반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제재가 왜 필요한지를 입증하는 사례”라며 비판했고, 국방부는 “북한은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기 때문에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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