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선대위원장직 전격 사퇴
천정배는 최고위 불참 당무 거부
야권 연대를 둘러싼 국민의당 지도부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당의 명운이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은 11일 야권 연대 필요성을 거론하며 선대위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했고, 전날 탈당을 포함한 중대 결심을 언급한 천정배 공동대표는 당무를 거부했다. 이에 안철수 공동대표는 야권통합 불가에 대한 재론의 여지를 일축했다. 삼두체제로 구성된 국민의당 지도부가 의견 조율이 최종 실패하면 일부 세력의 탈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에서 “어젯밤 저는 공동대표 두 분과 회동을 갖고 수도권에서의 야권 연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간곡히 설명 드렸다”며 “집권세력의 개헌선 확보 등 압승을 막아내는 동시에 야권과 우리 당의 의석 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함이었으나, 안 공동대표의 강고한 반대를 넘지 못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천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수도권 연대를 요구하는 함세웅 신부 등 시민사회 인사들과 회동을 가졌다. 천 공동대표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연대와 관련해 “(최후통첩) 시한은 지났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며 “더 시간을 갖고 의견 조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3자 회동에서 안 공동대표의 입장 변화가 없자,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반면 안 공동대표는 이날 대전을 방문해 “(야권 통합 또는 연대는) 당론으로 결정이 난 상황”이라고 불가론을 재확인했다. 다만 천 공동대표는 “호남은 경쟁, 비호남은 연대가 원래 제 입장”이라면서도 “안 공동대표와의 사이에 제 주장만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절충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공동대표와 김 위원장도 이날 밤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절충점 모색에 나섰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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