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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의 공천다툼이 이리도 혼탁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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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의 공천다툼이 이리도 혼탁해서야

입력
2016.03.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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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공천 책임을 맡은 공천관리위원들이 위원장의 공정성을 들어 업무를 거부하고, 이에 대해 공천관리위원장은 “내가 무슨 잘못이냐”며 “내 식대로”를 고집하고 있다. 공당으로서 집안 싸움의 도를 넘었고, 과연 이러고도 민주정당인지 국민의 눈을 의심스럽게 한다.

새누리당 공천위원회는 11일 경선지역 35곳과 단수추천지역 27곳 등을 대상으로 한 3차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공천심사 결과와 내용을 점검하는 자리에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불참했다. 위원장이 위원회 운영의 공정성을 결여했다는 이유였다. 김무성 대표가 경선 지역구 발표에서 누락된 데서 비롯한 갈등이다. 10일 2차 공천 결과 발표 때 김 대표가 포함될 예정이었으나 이한구 위원장이 김 대표 지역구를 발표에서 빼면서 황 총장 등의 반발을 샀다. 살생부 파문의 당사자인만큼 정두언 김용태 의원 등 다른 관련자와 함께 처리하는 게 옳다는 이 위원장의 말이 영 틀린 소리인 것은 아니다. 당 대표가 공천 면접까지 보는 마당이고 보면 더욱 그럴 만하다.

문제는 이 위원장의 결정이 공천관리위원회의 적절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듯, 양측 모두가 원칙과 비원칙, 합리와 비합리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데 있다. 공관위 내부적으로 최고위원과 공관위원의 공천 결과는 마지막에 하기로 했다지만, 일부 최고위원과 공관위원들에 대한 예외는 인정된 상태였다. 이 위원장 나름대로도 이런저런 예외 사유를 들고 있지만 친박계를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원칙과 합리성이 무너진 마당의 당연한 의심이다. 비박계인 황 사무총장 입에서 “독단적 운영”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고, 김 대표 지역구 발표 누락과 관련해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도 남을 상황이다.

의원총회까지 거쳐 결정된 상향식 공천제가 뒤집힌 것이나 비박계 주요인사가 대거 빠진 세 차례의 공천 내용, 청와대 입김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현기환 정무수석과의 비밀회동설 등 불신과 의심을 부른 온갖 일들이 누구 책임인지 이 위원장 스스로 따져볼 일이다. 그런데도 대화와 조정을 통해 당내 분란을 수습할 생각은 하지 않고 황 총장 등에 대해 “자꾸 이상한 행동만 한다”고 맞받아치기만 해 갈등을 키우고 있다. 절대권한을 가진 것처럼 일방통행식 공관위 운영을 계속하다가는 도저히 봉합을 기대하기 어렵다.

친박으로 지나치게 기울어 있는 이미지와 불신을 벗기 위해 처신에 중대한 변화를 다짐하든가, 아예 자신의 거취를 두고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앞으로 여당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을 불허한다. 공관위 내분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숱한 불미스런 일들은 친박과 비박계의 권력갈등에 따른 일종의 파열 현상이다. 사생결단의 다툼 와중에 3차까지 발표된 공천 심사에서 현역 탈락자는 고작 한 명밖에 없으니, 공천 개혁은 이미 물 건너간 셈이다. 여당이 비정한 당내 권력투쟁으로 나라와 국민에 걱정을 끼치는 한심한 나날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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