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한민국대표부 윤종원 대사는 이른바 '구글세'로 알려진 BEPS(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ㆍ세원잠식과 소득이전) 등 글로벌 조세제도의 변화가 우리 기업에 위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EPS는 다국적 기업의 국제적 조세회피 및 과세 소득이전 등을 통한 이중 비과세를 제거하기 위한 국제 공조를 뜻한다. 작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BEPS 규제안이 최종 승인됐으며 우리 정부도 BEPS 대응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윤 대사는 11일 전경련이 주요 기업의 해외전략담당 임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전망과 OECD 논의 이슈'를 주제로 개최한 글로벌경영협의회에서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위기도 문제이지만 BEPS 도입 등 제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BEPS를 구글세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도 있는데 BEPS는 글로벌 기업 모두에게 적용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윤 대사는 아울러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일어난 변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OECD에서 기업활동과 관련해 ▲성장 과실의 공정한 배분을 통해 후생의 지속적인 개선을 도모하는 '포용적 성장' ▲삶의 질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GDP 중심의 경제지표 대신 다차원적 삶을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개발'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 및 혜택의 공정한 분배를 목표로 하는 '포용적 생산성'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2013년 방글라데시의 '라나플라자' 붕괴사고로 부각된 다국적기업의 기업책임경영(RBC),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체계(PFI),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EPS) 등이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현안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사는 "이러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하지 못하면 기업에 예상하지 못한 피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기업도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부 기업은 해외매출 비중이 최고 90%에 이르는 상황에서 BEPS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기업의 실적보고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므로 BEPS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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