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여부를 둘러싼 국민의당 지도부의 갈등이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심야 회동을 열고 절충을 모색했지만, 입장 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특히 천 공동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11일로 예정된 당 최고위원회가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공동대표와 천 공동대표,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서울 모처에서 야권연대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공동대표는 “야권통합은 지난주 당 국회의원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결론이 났고, 연대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생각 없다’고 말해 이미 문이 닫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은 이미 당론이 모아졌고, 연대는 논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논리다. 앞서 안 공동대표는 이날 낮에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에 대해 ‘모두까기 차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이미 (야권통합론은) 다 정리됐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천 공동대표와 김 위원장은 여전히 야권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공동대표는 회동에서 안 공동대표와 합당 선언문에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한다’고 명시한 문구를 근거로 연대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미 약속한 부분을 지키라는 논리인 셈이다. 천 공동대표는 안 공동대표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목까지 쉬었지만, 안 공동대표 역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 공동대표는 특히 회동 자리에서 안 공동대표에게 “11일까지 연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야권연대를 수용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 천 공동대표 측 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중대결심의 범주에 총선 불출마 같은 사소한 문제는 포함돼 있지 않다”며 “탈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대로는 야권의 공멸이 불 보듯 뻔하니 비호남이라도 연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열 예정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연대 문제에 대한 또 한 번 격론이 오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천 공동대표의 탈당 등 거취 문제도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ankookilbo.com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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