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 개입을 시사하는 듯한 취중 막말이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10일 여의도 정가는 온갖 설(說)로 시끄러운 하루를 보냈다. 특히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전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놓고 진위 논란이 벌어졌고, 윤 의원의 통화 대상자로 거론된 이들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채널A는 이날 “김무성 죽여버려”라는 윤 의원의 음성파일이 보도된 다음날인 9일 오전 이 위원장과 현 수석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극비리에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채널A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전 10시부터 30분간 호텔 비즈니스센터 내 별도의 방에서 만났고 취재진이 출입 제지를 받는 동안 호텔을 나갔다. 이날 공관위 회의는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10시 30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 위원장은 10시 57분쯤 도착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해당 보도에 대해 “쓸데없는 것, 말도 안 되는 것에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내가 누구를 만났든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 나는 아무나 만나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현 수석과의 회동을 인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현 수석은 “그 호텔에 간 것은 맞지만 이 위원장을 만나지 않았다. 극비 회동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윤 의원이 지난달 27일 “김무성 죽여버려. 내일 공략해야 해”라고 통화한 당사자를 밝히지 않으면서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러 정치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한 명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윤 의원이) 통화한 사람이 저란 걸 어떻게 아느냐. 의도가 있는 찌라시”라며 “윤 의원이랑 통화를 안 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27일 통화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함께 거론된 안상수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가 녹음해 유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므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당장 작성자를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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