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둔 여의도 ‘공천 칼바람’에 스러진 현역 의원들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은 10일 ‘탈당불사’와 ‘심사숙고’, 그리고 ‘두문불출’의 세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다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2차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이 알려진 이날 해당 의원 5명은 반발하면서도 대부분 ‘심사숙고’를 택했다. 일단 당에 남아 여지를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부좌현 최규성 윤후덕 의원은 당에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부 의원은 “먼저 당에서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윤후덕 의원은 하루 종일 휴대폰을 꺼놓고 거취를 고민한 끝에 이날 저녁에야 ‘공천배제 판단에 재심을 청구한다’는 짧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알렸다. 강동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역민들의)의견을 듣겠다. 그리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결정을 유보했다.
국민의당에서 전날 광주지역 의원 중 컷오프가 결정된 임내현 의원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배제의 이유와 내용, 근거를 투명하게 밝히라”며 “조치가 없으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하겠다”고 항의하면서도 탈당 결정은 뒤로 미뤘다. 현재 상황에서 탈당은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는 자충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최후 선택지로 남겨두겠다는 계산이다.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취를 감추는 ‘두문불출’형도 있다. 정청래 의원은 언론을 통해 자신의 컷오프 결과를 전해 듣고도 침묵을 지켰다. 하루에 적어도 서너개의 글이 올라왔던 정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잠잠했다. 그는 국회에도 나타나지 않고 자신의 측근들과만 간간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새누리당에서는 현역의원 중 김태환 의원이 처음으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없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힌 후 결국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더민주 홍의락 의원도 당의 1차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계를 제출한 상태이고, 전정희 의원은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바 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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