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3개월 된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동갑내기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 오정경찰서는 10일 숨진 여아의 아버지 박모(22)씨와 어머니 이모(22)씨에 대해 각각 폭행치사와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9일 오전 2시쯤 부천시 오정구 자신의 집에서 잠이 깨 우는 딸을 안다 떨어뜨려 다치게 한 뒤 젖병만 물린 채 10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박씨 부부는 9일 오후 1시 30분쯤 딸이 숨을 쉬지 않자 자신들이 다녔던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거쳐 이날 오후 4시 53분쯤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았으나 딸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부부는 딸을 즉시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별로 아프지 않은 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1월 27일에도 딸을 집 주변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뜨려 어깨뼈와 오른쪽 팔을 부러뜨리는 등 다치게 했으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도 지난달 15일부터 최근까지 남편과 함께 딸의 머리, 배 등을 꼬집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다친 딸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학대 혐의를 부인 중이다.
박씨 부부는 2014년 10월 혼인신고를 했으며 지난해 12월 딸을 출산했다. 박씨는 최근까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나 현재는 부부 모두 무직 상태로 확인됐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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