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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변칙수 '넘사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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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변칙수 '넘사벽'인가

입력
2016.03.1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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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충격적인 2연패를 기록했다.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TV로 패배 소식을 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충격적인 2연패를 기록했다. 서울역 대합실에 시민들이 TV로 패배 소식을 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파고는 10일 이세돌 9단과 벌인 2차전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변칙수로 전문가들조차 당황하게 만들었다. 프로기사라면 상상조차 힘든 수에 이 9단도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알파고의 변칙수는 초반부터 나왔다. 우하귀 정석 수순을 진행하던 알파고는 갑자기 손을 빼 상중앙에 13수를 착수했다. 아마추어라면 몰라도 프로 대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바둑TV 해설자로 나선 김성룡 9단의 입에선 “어? 인간의 바둑에선 처음 보는 수”란 표현까지 터져 나왔다. 의외의 수에 이 9단은 5분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족보에도 없는 알파고의 ‘황당한 수’는 계속됐다. 알파고는 이어 우하귀로 돌아와 흑이 한 칸 벌린 곳을 들여다 본 15수를 뒀고 대국장 주변의 프로기사들 사이에선 ‘악수’란 지적이 나왔다. 집으로는 손해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수에 이 9단은 당황하며 주어진 제한 시간을 10분 가까이 썼다. (▶ 경기해설 보기)

우변에 어깨를 짚어간 37번수도 백미였다. 프로바둑에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 수에 대국 직후 김성룡 9단은 “프로기사가 인공 지능에게 배워둬야 할 수”라고 극찬했다. 인간의 창의성을 뛰어넘는 인공지능(AI)만이 낼 수 있는 수란 얘기다. 바둑TV 공동해설자로 나선 이희성 9단도 알파고의 예상치 못한 수에 대해 “이상하게 어색하지만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가는 수”라며 김 9단의 긍정적인 평가에 동조했다.

결과적으로 알파고의 변칙수에 이 9단은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하고서도 정수 찾기에 실패하며 항복한 셈이 됐다.

더 큰 문제는 남은 3,4,5국에 대한 전망 또한 우울하다는 점이다. 이 9단이 1차전과 달리 2차전엔 혼신의 힘을 다했는데도 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9단은 자신의 강점으로 꼽혀온 끝내기에서도 알파고를 압도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정석 수순에서 벗어난 알파고의 변칙수에 이 9단이 제대로 응징하지 못하면서 향후 대국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9단은 벌써 알파고와 두 번이나 겨뤘지만 알파고 공략에 필요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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