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을 미끼로 수백억대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무려 100여명이 전세보증금 등을 날리고 빈털터리가 됐다.
수원지검 형사4부(부장 이종근)는 10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정모(57)씨와 그의 부인 안모(55)씨를 구속 기소했다.
정씨 부부는 2010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수원시 영통구에 자산설계업체 사무실을 차려놓고 “주식 투자금을 맡기면 매월 1.5%, 연 18%의 수익과 원금을 보장하겠다"며 교사와 의사부인, 주부 등 103명으로부터 24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 부부는 투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긴 했으나 손실만 나오자 투자자들에게 다른 투자자의 원금으로 이자를 주는 ‘돌려막기’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피해자 중에는 토지보상금 20억원을 통째로 날린 재력가와 전세보증금 2억원을 믿고 맡겼다가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도 있었다. 1인당 피해액은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0억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전했다.
부부는 피해자들이 맡긴 돈으로 고급 승용차 2대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정씨가 유명 보험회사 출신인 데다 주식투자전문가 행세를 하며 무료 경제강의를 능숙하게 하자 사기에 쉽게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유사수신 사기사건 전문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해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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