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세기의 대국’을 펴고 있는 이세돌 9단과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엎치락뒤치락 하며 팽팽한 대국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기 시작 2시간40분 정도가 흐른 오후 3시40분 현재 이세돌 9단은 초반 변칙수를 무난하게 막아내고 다소나마 유리한 형세를 만들었다. 다만 이세돌 9단은 주어진 시간 2시간 중 약 27분을 남겨 약 54분을 남긴 알파고보다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이세돌 9단이) 너무 신중하다”고 말했다. 김 9단은 “이세돌 9단이 첫 경기 때와 비교해 거의 2배의 시간을 쓰고 있다”며 “양 측이 워낙 변칙적인 수를 많이 둬서 다음 수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대국 현장에서 공개 해설을 하고 있는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인 유창혁 9단도 “이세돌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보통 때보다 생각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창호 9단이 전성기 때 ‘너무 참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세돌 9단은 이창호 9단과 정반대인데 오늘은 이창호처럼 두고 있다”고 해설했다.
전날 경기에서 충격패한 이세돌 9단이 큰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성룡 9단은 “바둑에는 상대를 인정하면 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세돌 9단이 이미 마음 속에서 상대를 인정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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