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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봄…꼭 걸어 봐야 할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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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봄…꼭 걸어 봐야 할 여행길

입력
2016.03.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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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뱅이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꽃 피는 봄이 왔다. 바람 순해지고 볕 고와져 폭신해진 흙 길 밟고 걷고 싶을 때 참고한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 걷기 좋은 꽃맞이 여행길을 추천했다.

강원 정선 '뱅뱅이길'

병방산 허리를 오르는 뱅뱅이길이 정선에 있다. 1974년 동강 강변을 통행할 수 있는 호박길(동강로)이 생기기 전까지 귤암리 주민들이 정선 5일장에서 구매한 생필품과 비료, 시멘트 등의 물산을 운반하던 길이다. 쉽게 오르기 위해 산허리를 뱅글뱅글 돌아가는 형태라 이 길은 '뱅뱅이재'로 불렸다. 귤암리 옛길로도 알려졌다. 풍경 참 좋다. 특히 병방치에서 보는 동강의 풍광은 먹먹한 가슴 뻥 뚫어 준다. 깎아지른 산세를 따라 뱅뱅 돌아가는 옛길은 동강 변 할미꽃마을까지 뻗어있다. 할미꽃은 3월 하순에 만개한다.

뱅뱅이길은 왕복코스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종착지인 귤암리의 교통사정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길을 나서기 전에는 정선아리랑시장(정선5일장)에서 간단한 먹을거리도 챙기는 것이 좋다. 장은 매월 끝자리가 2일과 7일, 그리고 토요일에 열린다.

▲ 철새나그네길 동백림. 한국관광공사 제공

충남 서천 '철새 나그네길' 2코스 헤지게길

서천에는 철새 나그네길이 있다. 이 가운데 2코스인 '해지게길'은 동백정에서 시작해 성경 전래지를 지나 마량포구에 닿는 총 길이 3.3km의 길이다. 이 길 따라가면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고 서해인데도 해돋이까지 볼 수 있다. 마량포구에서는 매년 광어, 해돋이 축제가 열린다. 500백년 수령의 동백나무 80여그루가 자생하고 있다는 미량미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로 서천군의 명소다. 3월 하순부터 꽃을 피운다.

▲ 신시도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북 군산 '구불길' 7코스 신시도길

고군산군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신시도는 원래 섬이었다. 33.9km의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가 만들어지며 육지와 연결됐다. 신라초기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했고 신라의 대학차 최치원 선생이 여기서 글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신시도에는 고군산군도의 주봉인 월영산이 있다. 정상은 198m에 불과하지만 올라서면 신시도와 함께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 관리도 등 일대 섬들을 조망할 수 있다. 월영봉을 넘어 몽돌해변을 지나 대각산 바닷길을 걸으면 고군산군도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대각산 해안을 따라 바닷길을 따라가면 난대림 식물과 동백나무들도 만날 수 있다.

▲ 지리산둘레길 21코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구례ㆍ전북 남원 지리산둘레길 21코스

구례 산동면과 남원 주천면을 잇는 15.1km의 지리산 둘레길 21코스는 봄마다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는 산수유 물결이 가득하다. 지리산의 영봉인 노고단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편백나무숲도 만난다. 계척마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할머니 산수유나무'도 있다. 이 마을 돌담길도 참 정겹다. 3월 말이면 현천마을까지 이어진 산수유군락이 노란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 정약용 남도유배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강진 '남도유배길' 2코스 다산 오솔길

다산 오솔길에는 이름처럼 다산의 숨결이 살아있는 다산초당, 백련사 동백림, 강진만,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 생가 등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다산 정약용은 강진에서 약 18여 간 유배생활을 보냈다.

다산초당은 다산 선생이 10여년을 생활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500여권의 방대한 책을 저술한 곳이다. 다산초당에서 백년사로 이어지는 숲길은 다산이 친구인 백년사 혜장선사를 만나기 위해 밤마다 걸어갔던 사연 깊은 길이다. 요즘 백련사 동백림의 만개한 동백꽃을 볼 수 있다. 강진만 따라 남포마을과 목리마을을 차례로 지나면 다산이 4년 동안 기거했던 사의재와 서정시인 김영랑의 삶이 담긴 영랑생가에 이른다.

▲ 유달산 둘레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목포 '유달산둘레길'

목포의 대표 관광지가 된 유달산 둘레길은 난코스가 없어 누구나 능선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3월 중순이면 동백이 만개하고 이후 개나리도 활짝 핀다. 유달산 정상에서는 다도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 천년불심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순천 '남도삼백리길' 9코스 천년불심길

천년불심길은 송광사와 선암사를 잇는 길이다. 계곡을 따라 걸으며 흐르는 물소리를 사철 들을 수 있다. 길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보리밥집도 있다. 3월부터는 5월까지 꽃이 피고 지는 광경을 만날 수 있는 길로 3월 선암사의 매화부터 송광사 벚꽃길까지 꽃놀이하면 빠질 수 없는 길이다.

▲ 하화도 꽃섬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전남 여수 하화도 '꽃섬길'

하화도는 임진왜란 때 안동 장씨가 정착해 형성된 마을로 해안절벽(큰굴)이 최고의 비경을 자랑한다. 예로부터 꽃이 많은 섬이라고 '하화도', '아랫꽃섬'으로 불렸다. 이름에 걸맞은 꽃길도 조성돼 있다. 바다 벗 삼아 섬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로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길 주변으로 꽃이 가득하다.

▲ 한려해상바다백리길 비진도 산호길 미인도 전망대.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남 통영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3코스 비진도산호길

비진도 산호길, 풍경 장관이다. 산호빛 바다가 비진도를 에두른 풍경에 입이 쩍 벌어진다. 비진도 내항에는 아직까지 해녀가 있다. 여객선을 하선하면 해녀가 방금 잡은 전복 등 각종 해산물을 정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비진도는 '견줄 비(比)' 자와 '보배 진(珍)' 자를 쓴다. 보배와 비교될 만큼 아름답다는 의미다. 비진도는 예로부터 미인이 많아 미인도라 불리기도 했다. 비진도 해변은 사구와 몽돌이 공존하는 특이한 곳이다. 비진도산호길은 문필봉처럼 솟은 봉우리로 길이 이어지면서 초입부터 가파른 만큼 보상도 크다. 탁 트인 전망아래 다도해의 푸르름과 비진도 산호길에는 사계절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2~3월에는 동백나무, 3월~4월에는 야생화 천국, 5월에는 눈꽃 날리는 때죽나무, 6월에는 산딸기가 지천이다.

▲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제주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한라산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와 임도, 표고버섯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하여 무오법정사, 시오름,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 수악교, 이승악, 물찻오름, 비자림로, 거린오름, 돌오름 등을 연결하는 80km의 한라산 환상숲길이다. 이 가운데 동백길은 무오법정사에서 동쪽방향으로 돈내코탐방로까지 이어지는 13.5km의 구간으로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성지였던 무오법정사와 제주 4·3사건의 아픈역사를 간직한 주둔소, 화전민 터, 표고재배장 등과 동백나무 및 편백나무 군락지, 법정이오름, 어점이오름, 시오름, 미악산, 강정천, 악근천 등이 길 주변에 산재해 분포하고 있다. 특히 한라산 난대림지역의 대표적인 수종인 동백나무는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5ㆍ16도로변까지 이름 그대로 동백꽃의 향연을 만나게 되며 3월에는 낙화한 동백이 길 위에 수를 놓는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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