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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벌써 40달러…유가 바닥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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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벌써 40달러…유가 바닥론 확산

입력
2016.03.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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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으로는 저유가 시대 관측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때 배럴당 20달러대까지 추락했던 국제유가가 40달러선까지 치솟으면서 ‘유가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저유가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벤치마크 원유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장중 한때 배럴당 41달러를 넘어 지난해 12월 9일 이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 역시 37.90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나타냈다.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이 지난 1월 20달러 중후반대까지 떨어지면서 1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2개월만에 40% 가량 상승한 셈이다. 최근의 원유 가격 강세 요인으로는 산유국들의 생산 동결 가능성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주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오는 20일 산유국 회의를 열고 생산량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와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은 산유량을 지난 1월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저유가 시대를 촉발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점도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은 3월 첫째주 기준 492만배럴로 201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0만배럴 밑으로 떨어졌다. 주요 정기보수 시즌이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유업체의 가동률이 상승하는 등 원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유가가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유가 바닥론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도 최근의 유가 상승이 호재 중 하나인 만큼 반기는 분위기다. 정유사들이 싱가포르 시장 등에서 원유를 사들여 국내에 도입해 팔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원유를 살 때보다 팔 때 가격이 높으면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하는데 국내 대표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유가 1달러 상승시 재고평가이익이 350억원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 강세 요인은 일시적이거나 매우 불안한 환경을 갖고 있어 배럴당 4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예정된 산유국 회의에서 생산량 동결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말 그대로 동결일 뿐 감산이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공급 과잉 상황을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경제 제재 해제 이후 원유 수출에 뛰어든 이란이 반대 의사를 나타내거나 회의 결과가 실망스러울 경우에는 오히려 유가가 다시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가가 4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경우 중단된 셰일오일 광구의 가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가 상승론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가솔린 등 석유제품 수요 증가폭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점, 중국의 성장률 하향 조정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점 등도 유가 상승 보다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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