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65) 대한야구협회장이 9일 협회에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났다. 지난달 24일 사의를 표명한지 14일 만이다.
박 회장은 9일 협회를 통해 회장직은 물론 협회에서 완전히 떠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 사표 수리는 취임(지난해 5월12일) 10개월을 채우기 위해 오는 11일자로 이뤄진다.
이로써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전임 이병석 회장에 이어 아마 야구 수장에 오른 이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취임 10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최근 불거진 기금 전용 및 업무 추진비 과다 사용 논란과 이에 따른 대한체육회의 특별 감사,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최 단체 지원금 보류로 인해 사면초가에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기금 과실금(이자 수입) 8억9,436만원 중 3억809만원을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 승인 없이 전용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박 회장은 “전 집행부로부터 인수인계과정의 오류 탓에 발생한 일”이라며 유감 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의혹의 시선은 가시지 않았다. 아울러 과다한 업무 추진비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달 24일 협회 대의원 총회에서 박 회장이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동안 2,800여 만원을 협회 명의 카드로 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야구협회에 강도 높은 특별 감사를 벌였다.
박 회장의 퇴진에 따라 협회는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임기가 내년 2017년 2월까지였던 박 회장이 중도 퇴진하면서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야구협회 정관에 따라 김종업 부회장과 김은영 부회장 가운데 한 명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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