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41ㆍ오리온)이 이번 플레이오프를 대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울산 모비스와만 4년째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만나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 소속이던 2012~13시즌 울산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로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됐고, 2013~14시즌엔 창원 LG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나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모비스에 2승4패로 패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2014~15시즌에도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2승3패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올 시즌 LG에서 나와 고양 오리온의 해결사로 변신한 문태종은 또 모비스와 만났다. 모비스가 KBL 최강팀으로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일 수밖에 없지만 문태종이 가는 팀마다 플레이오프 대진이 겹치는 것도 공교롭다.
때문에 문태종에게 모비스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번엔 첫 단추를 잘 뀄다. 문태종은 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쿼터 시작과 함께 코트에 등장해 폭발적인 외곽슛으로 극적인 1점 차 승리(69-68)에 디딤돌을 놓았다.
오리온은 후반 승부를 위해 문태종을 아꼈고, 문태종은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팀이 65-66으로 뒤진 종료 34.1초 전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려 전세를 역전시켰다. 모비스의 아이라 클라크가 골밑슛을 성공시켜 68-68 동점이 됐으나 조 잭슨의 자유투 1개로 오리온이 서전을 승리를 장식했다. 문태종은 15분 동안 6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기대대로 결정적인 ‘한 방’을 꽂아 넣은 것이다.
문태종은 4년 연속 모비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기분에 대해 “그래도 (문)태영이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꼭 모비스를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지난 3시즌간 모비스에는 친동생 문태영(38ㆍ삼성)이 있었다.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동생의 존재가 신경 쓰였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져 홀가분하다. 문태종은 “수비할 때 (문)태영이를 막느라 힘을 많이 썼는데 이번엔 체력적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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