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8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출입기자단(UNCA)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본 총리가 한국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할머니도 이날 회견에서 “(정부가) 한마디도 묻지 않고 합의했다”며 합의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신네끼리 앉아서 몇 마디 주고 받다 합의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과 요구가 “밥을 달라거나 돈 욕심이 나서 그러는 게 아니며 진실을 밝혀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합의가 “고노담화는 물론 한일협정보다도 후퇴했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받아들여야 해결되며, 이는 피해자 중심이라는 국제기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일본군 피해 할머니들은 유엔 기자회견 참석에 앞서 뉴욕시의회의 롤리 컴보 여성인권위원장이 세계 여상의 날을 맞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 위해 뉴욕 시청에 마련한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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