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치료 잘하는 병원
분기별 1회 이상 찾는 비율 높아
고혈압 진료 잘하는 4698곳은
처방지속군 비율 80% 넘어
서울 강북구 삼양제일내과의원은 당뇨병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한꺼번에 많은 분량의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다. 아무리 뜸해도 2~3개월에 한번은 병원을 찾게끔 하기 위해서다. 2014년 7월부터 1년 동안 3개월에 1번 이상 진료를 받은 환자가 대부분(96.1%)이고, 같은 기간 먹는 혈당강하제를 처방 받은 일수는 91.4%, 연중 330일에 해당했다. 당뇨병과 고혈압 진료를 한 전국 1만6,445개 병원의 분기별 1회 이상 방문 환자비율(평균 84.7%), 혈당강하제 처방일수율(평균 88.9%)보다 높은 것이다. 삼양제일내과의원은 8일 4년 연속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당뇨병 진료를 잘 하는 병원으로 선정됐다.
당뇨와 고혈압은 꾸준히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어서 이처럼 동네의원을 자주 찾는 것이 절실하다. 혈당과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으면 시력을 잃거나 발가락 등이 괴사하거나 뇌경색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다. 환자들은 대형병원을 믿고 찾으려는 심리가 크지만 이런 만성질환의 경우엔 오히려 지속적인 관리가 안 돼 병을 키울 수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우선 최소한 3개월에 한 번 이상 진료를 보는 곳이 당뇨와 고혈압을 잘 진료하는 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 먹는 혈당강하제, 혈압강하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당뇨병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1년에 한번은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성 안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경우 심각한 시력상실을 50~60% 가량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질검사를 자주하고, 혈당이 낮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당화혈색소 검사를 자주하는 것도 필수다.
동일 성분의 약을 중복처방하거나 4가지 성분 이상 처방하는 것을 지양하는 병원이 좋은 곳이다. 같은 성분의 약을 중복 처방하는 것은 치료에 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가지 성분을 동시에 처방하기에 앞서 3가지 성분 이상을 처방했을 때 효과가 없다면 환자가 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지, 약이 환자에게 잘 맞는지를 먼저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환자들은 자신이 처방받은 약 성분에 대해 약사들에게 문의해 볼 수 있다.
심평원은 8일 당뇨병과 고혈압 진료를 잘 하는 동네병원 명단을 공개했다. 심평원의 ‘2014년 고혈압ㆍ당뇨병의 치료 관리 등에 관한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고혈압 진료를 잘 하는 곳은 서울 901곳, 경기 902곳, 부산 342곳 등 총 4,698곳으로 집계됐다. 2010년 하반기부터 6개월 단위로 진행된 평가에서 2014년까지 10회 연속으로 우수기관으로 꼽힌 곳은 1,249곳이었다. 당뇨병의 경우 서울 562곳, 경기 567곳, 대구 207곳 등 총 2,664곳이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진료를 잘 하는 동네병원 명단은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당뇨나 고혈압은 동네병원에서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며 “가깝고 비용도 큰 병원을 가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자주 가서 건강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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