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음식 등 먹으며 어렵게 생활
경찰ㆍ행정,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
제주 제주시내 하천 주변 동굴에서 15년간 생활을 해오던 40대 노숙자가 경찰과 행정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는 개학철을 맞아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영주고 인근 화북천 상류지역을 순찰하던 중 동굴에서 살고 있는 정모(47)씨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과 제주시 아라동주민센터가 확인한 결과 정씨는 지난 2001년 부산에 살다가 우연한 계기로 제주로 내려와 살게 됐다. 하지만 당시 몸이 약해 뚜렷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던 정씨는 어쩔 수 없이 방황하다가 동굴에 살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15년간 동굴 주변에서 무당들이 굿을 한 후 남겨둔 제물들을 먹는 등 어렵게 노숙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며 “발견 당시 정씨는 영양실조와 당뇨 합병증으로 몸이 쇠약해져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아라동주민센터는 정씨와의 면담을 통해 긴급생계비 지원자로 결정한 후 제주시내 모처에 집을 마련해 주는 한편 생활비 등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완료해 줬다.
정씨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줘서 너무나 고맙고 도와준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생활하겠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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