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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ㆍ가족ㆍ연인…인맥 총동원한 보이스피싱 인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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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ㆍ가족ㆍ연인…인맥 총동원한 보이스피싱 인력소

입력
2016.03.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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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티미지뱅크.
게이티미지뱅크.

대학 후배, 연인, 가족들을 고용해 중국 보이스피싱(전화사기) 콜센터로 내몬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주변 지인들을 대상으로 조선족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 직원을 모집한 전모(30)씨 등 브로커 3명과 콜센터 직원으로 일한 신모(23)씨 등 1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서 건설인력소를 운영하던 전씨 일당은 2013년부터 보이스피싱 인력을 모집해 중국으로 송출하는 부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대학 후배들뿐만 아니라 친구와 연인, 가족들까지도 가리지 않고 범죄에 끌어들였다. 모집한 인력이 콜센터가 위치한 중국 칭다오(靑島)에 입국할 수 있도록 여권 신청과 비행기표 발권을 도왔고, 콜센터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전씨 등 브로커들은 보이스피싱 콜센터에 지분을 직접 투자해 수익금 배당을 받는 식으로 돈을 챙겼다.

신씨 등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이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가족들에게 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오겠다고 한 뒤 중국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국내로 전화를 걸어 경찰 또는 대부업체를 사칭해 “당신 명의의 대포 계좌가 개설돼 불법 사건에 연루됐으니 우리가 지정하는 사이트에서 확인하라” 또는 “대출해 줄 테니 대출수수료를 입금하라”고 속여 총 72명의 피해자에게 5억5,000여만원을 뜯어냈다. 이들은 하루에 200~300회 정도 전화를 걸어 성공하는 건수당 수익금의 10% 정도를 수당으로 받았다. 브로커들은 신씨 등이 챙긴 수당의 10~30%를 소개비 명목으로 또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 일당은 보이스피싱을 거부한 일부 직원들에겐 협박, 폭력을 가해 범죄를 강요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콜센터 밖으로 도망갈 것을 우려해 여권을 빼앗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력소를 운영한 브로커들은 보이스피싱 전화만 걸지 않았을 뿐 콜센터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며 “보안을 위해 가까운 지인들을 중심으로 범죄에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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