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설 선제타격에 지휘부 제거까지 포함한 공세적 훈련
올해 달라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어떻게 하나
한미 양국은 7일 천안함 폭침 사건 대응 훈련 이후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개시했다. 예년에 비해 공세적으로 전환된 훈련에는 미국의 4만1,000톤급의 강습상륙함(LHD) 2척이 처음으로 동시에 참가했다.
이번 연합훈련은 북한의 도발 징후에 대해 선제 타격까지 불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대 최강 전력을 투입해 방어에 그치지 않고 북한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공세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기세를 높인 북한의 추가도발 의지를 꺾기 위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앞세워 대북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한미 양국이 지난해 6월 완성한 ‘작전계획 5015’가 훈련에 처음 적용된다. 기존의 작계 5027은 북한이 공격하면 방어와 수비를 거쳐 반격에 나서는데 비해, 작계 5015는 도발을 하지 않더라도 명확한 징후가 포착되면 우리가 먼저 응징하는 개념이다. 또한 북한 내 급변사태가 발생해야 지상군을 투입하는 작계 5029와 달리, 작계 5015는 북한의 이상징후만으로도 육ㆍ해ㆍ공 전력을 총동원한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평양에 있는 김정은의 집무실과 군 지휘부, 핵ㆍ미사일 주요시설 등 합동요격지점(JDPI) 700여 곳을 이미 선정해 놓은 상태다. 유사시 우선적으로 공략할 핵심 타깃이다. 한미 국방장관이 지난해 11월 합의한 ‘4D(탐지-교란-파괴-방어) 작전계획’은 작계 5015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선제대응을 담고 있다. 또한 대남도발을 지휘할 북한 지휘부를 도려내듯 제거하는 참수작전도 이번 훈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정권이 두려워하는 내용이 망라돼 있는 셈이다.
한미 양국은 이 같은 작전개념을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에 적용할 예정이다. 키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연습(CPX)이고, 독수리연습은 실제 병력을 투입하는 야외기동훈련이다.
또한 해외주둔 미군 해병 9,200여명을 투입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한미 양국 해병의 쌍용훈련도 함께 진행된다. 한미 해병대는 북한 내륙지역에 대한 진격작전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나리오연습(키리졸브)과 실전훈련(독수리연습), 상륙작전(쌍용훈련)이 동시에 전개되면 군사적으로 북한을 옥죄는 효과가 한층 커질 것으로 군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대북 선제타격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도 한반도에 대거 투입된다. 존 스테니스호를 위시한 핵추진 항공모함 강습단과 핵잠수함, 해병대의 상륙작전을 위한 강습상륙함과 스텔스상륙함, 물 위에서 한 달간 군수보급이 가능한 병참기지인 해상사전배치선단(MPSS) 등 해상에서의 대북 공격ㆍ지원전력이 총출동해 한반도 주변의 바닷길을 장악한다. 하늘에서는 B-2스텔스폭격기, F-22스텔스전투기 등 북한군의 핵심표적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첨단전력을 전개해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훙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각방(각국)이 냉정을 유지하고 자제하며 긴장을 더욱 끌어올리는 행동을 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우려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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