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한구 “최고위는 나를 부르지 말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한구 “최고위는 나를 부르지 말라”

입력
2016.03.08 04:40
0 0

참석은 했지만 서면보고로 갈음

김무성 대표와 기싸움서 판정승

추가 공천서 영향력 더 커질 듯

7일 국회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 위원장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의 질문에 입을 다문 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lbo.com
7일 국회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 위원장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후 기자의 질문에 입을 다문 채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lbo.com

“내가 최고위원회에 가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면 공천관리위원회의 독립성에 문제가 생긴다. 누구도 공관위에 압력 넣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 그걸 밝히고 온 거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들 앞에서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위세가 눌리지 않았다. 7일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그는 1차 공천 사항을 서면보고로 갈음하고,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가 ‘상향식 공천’ 기조와 배치된다고 지적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날 회의에선 공관위원장의 최고위 출석을 놓고 김 대표와 기싸움도 벌어졌다. 김 대표가 과거 관행을 들어 공관위원장의 직접 보고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이 위원장은 독립성 훼손을 거론하면서 “최고위는 나를 부르지 말라”고 당당히 요구한 뒤 13분 만에 회의장을 나왔다.

요새 새누리당 의원들은 공천 관리의 실무를 맡은 이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말 한 마디에 공천 후보자의 희비가 갈리는 형국이다. 이 위원장은 이미 “19대 국회는 국민 분노의 대상” “20대 국회는 다른 종류의 국회의원들로 구성돼야” “시원찮은 놈은 가려내겠다” 등 현역 물갈이 의지를 여러 차례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또 ‘저성과자’, ‘비인기자’, ‘양반집 도련님’ 등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나름의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회를 발목 잡는 야당 의원들의 지역구엔 ‘킬러(killer)’ 공천을 하겠다며 사실상 전략공천을 시사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당헌당규는 ‘비례대표 공천관리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한구 공관위’가 전담할 공산이 크다. 이날 김 대표마저 ‘이한구식 공천’에 속수무책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천 기간 이 위원장에게 힘이 쏠리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구ㆍ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하명을 기다려야지, 1차 결정에 품평할 자신이 없다”고 했고, 경남의 한 중진 의원은 “김태환 의원에게도 귀띔 한 번 없었다는데 조용히 있어야 할 판”이라고 몸을 낮췄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위원장) 눈밖에 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실무진이 이런저런 건의를 해도 이 위원장 뜻대로 회의가 진행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