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임기 막바지인 19대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7일 서울 세종로 대한상의 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월 임시국회 회기가) 4일 남았는데 지금이라도 논의를 진행해 경제 법안을 통과시켜주길 요청한다”며 “160만명 이상이 입법 서명을 통해 호소했는데 정치권은 국민 살림살이나 경제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선거법이 통과되고 난 후 경제 관련 법안 논의가 아예 실종됐는데 지금 국회 상황을 보면 초조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기업인들은 국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개혁 법안 등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국민소득이 2만5,000달러를 통과할 시점을 보면 서비스산업 비중이 70%가 넘는다”며 “우리 서비스산업 비중은 60%가 채 안 되는데 10% 포인트 격차를 일자리로 환산하면 69만개나 된다”고 말했다. 법이 통과된다고 당장 일자리가 생겨나진 않겠지만 창업이 늘면서 경제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날 여야 각 정당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20대 국회 정책과제’ 건의서를 전달하며 경제 활성화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한경연은 4ㆍ13 총선을 통해 출범하는 20대 국회에서 노동ㆍ세제 개혁, 서비스업 육성과 관련한 경제법안 28개를 처리할 경우 향후 5년간 약 2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파견허용 업종과 대체근로 허용을 확대해 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규제 완화와 세제 개혁을 통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논리다. 한경연은 노동개혁을 통해 88만개, 법인세 인하 등 세제 개혁을 통해 38만여개, 서비스산업 제도 개선을 통해 123만개의 일자리가 각각 새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파견근로자보호법을 고쳐 파견근로를 전면 허용해 현재 1%인 파견근로자의 비중이 독일(3%) 수준으로 높아지면 37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 법으로 금지돼 있는 ‘파업 중 대체근로’를 가능하게 하면 취업자가 20만명 늘 것으로 예상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26조원이 절감되는 데 이 돈으로 29세 정규직 근로자를 31만명 고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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