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는 영화 들고 왔어요.”
할리우드 대표 ‘친한(親韓)파’ 배우로 불리는 휴 잭맨(49)이 벌써 5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7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독수리 에디’(4월 7일 개봉)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휴 잭맨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잘 맞는 영화”라며 평창 올림픽을 두 번이나 언급해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표현했다. 그는 그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오랫동안 회계사로 일한 아버지, 한복을 입고 학교에 간 딸 이야기 등을 종종 했고 2009년엔 서울시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잭맨의 신작 ‘독수리 에디’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영국 스키점프 대표로 출전한 에디 에드워즈(태론 에저튼)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잭맨은 뒤떨어지는 체력과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은 나이, 부족한 실력 등을 극복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에디를 지도하는 비운의 천재 코치 피어리 브론슨 역을 맡았다. 그는 “독특한 스포츠를 소재로 유머러스하면서도 소외된 약자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적시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는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에드워즈가 활강 스키 선수로 활동하다 84년 올림픽 대표에 탈락한 뒤 스키점프로 종목을 바꾸면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휴먼 드라마라는 점에서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한국영화 ‘국가대표’(2009)와 비슷한 설정이다.
‘국가대표’를 봤다는 ‘독수리 에디’의 덱스터 플레처(51) 감독은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다른 영화가 있는지 찾아봤는데 ‘국가대표’가 유일했다”며 “‘국가대표’는 영화적 수준이 높고 좋은 영화지만, 같은 소재를 다른 문화권에서 어떻게 풀었는지 비교하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며 ‘독수리 에디’를 꼭 봐 달라고 부탁했다.
호주 출신으로 스키점프 자체를 잘 알지 못했다는 잭맨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데 실제로 본다면 스키점프가 얼마나 웅장하고 멋진 스포츠인지 알 게 될 것이다. 그 웅장함과 위대함을 꼭 직접 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독수리 에디’는 제작 초기부터 휴 잭맨과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의 신예 태론 에저튼(27)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킹스맨’과 ‘엑스맨’ 시리즈를 연출한 매튜 본 감독이 두 사람을 직접 영입했다. 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선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잭맨은 “즐겁게 연기하는 에저튼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며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재능있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킹스맨’을 보면서 대성할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대스타가 됐다”고도 했다.
이날 오후 뒤늦게 내한한 에저튼은 잭맨 등과 레드카펫 행사에 동행한 뒤 8일 관객과의 만남에 참석할 예정이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