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되는 이메일 체계를 발명한 프로그래머 래이몬드 톰린슨이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75세. AP 등 외신은 톰린슨이 수석 과학자로 일해 온 군수업체 레이시언이 그의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은 1971년 우리나라에서 흔히 ‘골뱅이’로 통하는 ‘@’기호를 사용한 이메일 직발송 체계를 처음으로 고안했다. 당시 보스톤의 기술회사 볼트 버라넥 앤드 뉴맨(BBN)에서 일하던 그는 기존의 메일 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간단한 메일 발송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톰린슨의 발명 이전까지 온라인에서 메일은 제한된 네트워크에서 공유하는 것만 가능했다. 인터넷의 전신인 아르파넷(ARPANET)에서 사용되던 톰린슨의 ‘@ 이메일’은 이후 개인용 컴퓨터(PC)와 인터넷망이 보급된 1980년대 후반부터 빠르게 보편화됐다.
2012년 국제인터넷협회(ISOC)는 고인의 공로를 인정해 인터넷 개발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인터넷 명예의 전당’의 첫 수상자로 그를 선정했다. 수상 연설에서 그는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다만 이메일이 이렇게까지 큰 파급력을 가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톰린슨은 ‘@’ 를 선택한 이유가 단순히 키보드에서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기호를 찾으려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레이시언의 대변인인 조이스 쿠즈만은 “이메일이 아니었다면 이 기호는 벌써 키보드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지메일은 트위터를 통해 “이메일을 개발해 ‘@’을 남겨준 래이 톰린슨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는 헌사를 전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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