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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Imperatives or not (명령형 문장이지만)

입력
2016.03.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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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God bless you!’라고 말하며 위로해준다. 그런가 하면 ‘God damn it’ 같이 푸념을 할 때도 있고 ‘Go to hell! ‘Go fuck yourself’(저리 꺼져)처럼 욕을 할 때도 있다. 이들 문장의 공통점은 주어가 생략된 명령문 형식이라는 것이다. 명령문 하면 보통 ‘Close the door’같은 문장을 떠올린다. 그러나 보통 ‘Could you close the door?’라는 문장을 들으면 ‘의문문’이냐 되묻지 않고 부탁으로 받아들인다. 마찬가지로 고속도로에 있는 ‘Click it or Ticket’(안전 벨트 하지 않으면 딱지 뗍니다) ‘Take it or leave it’(싫으면 관둬) 역시 명령문처럼 보이지만 명령은 아니다. 외형상 명령문처럼 보이는 문장이 모두 명령문(imperative)인가를 놓고 어법학자들은 논쟁을 한다.

가장 기초적인 명령문을 보면 ‘Stand up straight.’ ‘Take a right and then a left.’(우회전 한 뒤 좌회전하세요)등은 직접 상대에게 명령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Please start without me. I’ll be a little late.’ ‘You might want to try these cakes, too.’등은 명령보단 초대나 권유의 문장이다. ‘Push’ ‘Pull’이나 ‘Insert a coin’ 같은 어구 역시 명령문 형식이지만 일종의 안내다. ‘Take enough rest now’ ‘Don’t go now. Stay for dinner’도 조언이나 충고다. 명령문의 형식으로 다양한 내용이 올 수 있다. 그 중에 ‘욕’(swearing)도 포함된다. ‘Go to hell’을 듣고 진짜 지옥에 갈 사람은 없다. 이런 문장은 명령형으로 쓰인 ‘욕’인데 그 내용이 형식보다 막강하다. 그것이 명령형 문장으로 구성되었다고 하여 ‘명령문’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잠시 욕이 담긴 문장 ‘My fucking car has been stolen.’을 보면 fucking이 형용사 기능을 하는 것은 맞지만 ‘형용사’라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만약 fucking이 형용사로 쓰였다면 ‘My car was fucking and stolen’이라는 문장도 같은 뜻이어야 한다. 이는 논리상 맞지도 않다. 즉 욕이나 저주의 표현을 놓고 그 문장이 명령형이냐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Fuck의 용례를 분석해보면 Fuck은 기능상 동사 부사 형용사 명령 등 거의 모든 역할을 다 한다. 심지어 ‘Fuck the fucking fuckers!’ 같은 문장도 있다. ‘푸념’과 ‘저주’의 문장을 명령으로 해석하는 사람은 없다. ‘What the fuck!’이 감탄문이 아니라 ‘Damn!’ 같은 욕지거리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Someone stole my damn car.’의 문장은 ‘My car is damned’라는 의미로 하는 말이 아니고 ‘Oh, damn it’ 또한 ‘젠장’의 표현일 뿐 ‘저주 받아라’ 주술을 내리는 명령도 아니다. ‘Use it or lose it’(용불용설)도 명령형이지만 내용은 선언적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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