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이저’ 장하나(24ㆍBC카드)의 기세가 뜨겁다.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 후 5개 대회 만에 2번째 우승을 맛봤다.
장하나는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파72ㆍ6,60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ㆍ약 18억5,000만원)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이글 1개와 보기 1개를 쳐 7타를 더 줄였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였던 장하나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볼빅이 후원하는 포나농 파틀럼(태국ㆍ15언더파 273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7,000만원)를 거머쥐었다. 11언더파를 친 양희영이 단독 3위, 최나연(29ㆍSK텔레콤)과 이미림(26ㆍNH투자증권) 최운정(26ㆍ볼빅) 등이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에 자리했다.
올해 장하나는 지난해 준우승만 4번 한 징크스를 원 없이 풀고 있다. 비결은 ‘흥’에 있다. 화통한 성격답게 흥이 나면 몰아치는 스타일이다. 최근엔 스스로 하나자이저(장하나+에너자이저)라는 별명을 알리는 등 흥이 한창 올라 있다. 이날 역시 18번 홀(파5) 이글로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깜찍한 춤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장하나는 기술적으로는 장타자이면서도 올들어 쇼트 게임에 재미를 붙였다. 어린 시절부터 ‘장타 소녀’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초등학교 때 이미 드라이버 비거리가 이미 250야드(약 229m)에 이르렀다. 이 부문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위는 박성현(23ㆍ넵스)으로 254.28야드(약 233m)였다.
여기에 그린 정확도가 더해졌다. 올 시즌 장하나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이 부문 84.4%로 LPGA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아울러 버디 수 3위(61개)와 이글 공동 3위(3개) 등 쇼트게임에서 확실히 달라진 면모를 보이고 있다. 장하나도 최근 상승세를 “쇼트게임에 자신감이 생기니 롱게임도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동기부여다. 오는 8월 태극마크를 달고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누구 못지않다. 시즌 2번째 대회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맛본 장하나는 “느낌이 좋다”며 “여세를 몰아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공언했다.
작년 4번의 준우승을 통해 얻은 값진 경험이 올해 훌륭한 자산이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날도 11번홀에서 보기를 저질러 2위권에 2타 차로 쫓겼으나 장하나는 보란 듯 이후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는 공동 15위(7언더파 281타), 디펜딩 챔피언이자 랭킹 2위 박인비는 공동 30위(3언더파 285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장하나는 최근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의 부상과 관련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전인지는 지난 1일 싱가포르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장하나 아버지의 가방에 부딪혀 부상을 입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하나는 흔들림 없이 샷을 이어가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장하나는 우승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힘이 넘치고 행복한 얼굴이다. 그래서 하나자이저”라고 말한 뒤 벌써 시즌 2승을 거머쥔 데 대해 “부담감을 덜고 더 열심히 훈련하다 보니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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