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억 횡령ㆍ150억 배임 혐의도 적용
수사무마 위해 경찰관들에 뇌물공여도
‘아르누보씨티 분양사기 사건’의 주범으로 1년 6개월 이상 잠적했다가 올해 초 검거된 최두영(62) 아르누보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400억여원에 이르는 사기ㆍ횡령ㆍ배임 및 경찰관들에게 수사무마 명목의 금품로비를 벌인 혐의로 최 회장을 추가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07년 5월~2010년 3월 서울 강남의 아르누보씨티 3곳의 분양사업과 관련, 미국 뉴저지주에 분양사무실을 차린 뒤 피해자 13명과 분양계약을 체결해 71억8,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그는 2010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아르시떼 콘도미니움 호텔 분양대금 명목으로 홍모씨한테서 229만달러(2억6,700여만원)를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해당 분양들은 모두 이뤄지지 않았고, 최 회장은 분양대금을 자신이 미국에서 하던 개인사업 등에 사용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최 회장에게 2007년 7월~2010년 1월, 아르누보씨티와 아르누보몽드에서 회삿돈 173억7,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도 적용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 부동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자회사가 연대보증을 서도록 해 15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특히 분양사기로 고소돼 경찰수사가 진행되자 2010년 12월~2012년 8월, 경찰관 4명에게 뇌물을 뿌리기도 했다. 당시 강남경찰서 경제5팀장이었던 김모씨(1,260만원 상당)와 강남서의 경찰관 류모씨(1,610만원 상당), 다른 김모씨(650만원 상당) 등이 그로부터 수사무마 및 수사편의 제공 명목으로 총 3,520만원 상당의 현금 및 향응을 수수했다.
김 전 팀장은 이와 별개로 골프연습장 회원권(250만원)과 백화점 상품권(100만원)까지 받았으며 해당 경찰관들은 이미 구속기소 됐다.
앞서 검찰은 2013년 12월 최 회장을 1억6,000만원대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뒤 추가 범죄를 수사 중이었다. 이듬해 5월까지 재판을 받던 최 회장은 그러나 수사망이 점점 자신을 향해 좁혀오자 같은 해 6월 돌연 잠적했다. 1년 6개월간 지명수배 상태로 도피 중이었던 그는 올해 1월 중순 제주도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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