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모두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별세했다. 향년 94세.
레이건 도서관은 6일 내놓은 성명에서 “낸시 여사가 이날 오전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출신인 낸시 여사는 남편인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영부인으로 활동했다. 로이터통신은 “낸시 여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영부인으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1940년대와 50년대를 거치며 영화배우로 활약했던 낸시 여사는 1952년 당시 유명 남성배우였던 남편 레이건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있던 1967년부터 1975년까지 주지사 부인으로 활동한 뒤 1980년 남편을 따라 백악관에 입성했다.
낸시 여사는 영부인으로 있으면서 주요 의사결정을 심령술사에 의존하거나 대통령 비서실장과 마찰을 겪는 등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으나, 퇴임 이후에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남편(2004년 6월 사망)을 극진히 보살피는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미 국민 사이에서 신망을 얻었다.
낸시 여사 사망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애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미 대선 정국과 맞물려 정파를 초월한 애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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