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영입 인사들의 행선지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현재 ‘인재 영입 1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경기 용인정 출마 선언을 하고,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가 ‘전략공천 1호’로 광주 서을에 배치된 데 이어 추가로 3,4명이 수도권 지역구에 전략 공천될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 인사들은 더민주가 분당 직전까지 가는 위기였을 때 입당해 당 분위기를 추스른 ‘공신’이어서 전진배치에 무게가 실린다.
6일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전략공천이 유력한 인사로 오기형 변호사(서울 도봉을) 박주민 변호사(인천 부평갑)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경기 성남 분당갑) 김정우 교수(경기 군포갑) 등이 꼽힌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유인태 의원의 컷오프 탈락 이후 도봉을을 지킬 수 있는 인사를 면밀히 살폈다”며 “호남지역 유권자 비율이 워낙 높은 점을 고려해 호남 출신의 참신한 인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 출신인 오 변호사는 그 동안 광주 지역구 출마를 준비했다. 오 변호사는 6일 기자와 통화해서 “당 승리를 위해 정해주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변호를 맡으며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 변호사는 당초 경기 안산 단원갑 출마설이 꾸준히 나왔지만, 며칠 사이 인천 부평갑 전략 공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처장 출신으로 쌍용차 해고 등 주요 이슈에 적극 참여했던 이력을 감안하면 전통 야당 강세 지역인 부평에서 승산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변호사가 이곳에 출마할 경우 탈당파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과 ‘신구 변호사 대결’이 펼쳐질 지 주목된다.
김병관 의장은 자신이 세운 게임회사 웹젠이 있는 ‘판교 IT 밸리’가 속해 있는 분당갑 전략 공천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국고국 과장 출신의 재정전문가인 김정우 세종대 교수는 고향 강원 대신 경기 군포갑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나오고 있다. 조신 분당갑 예비후보는 “분당갑 전략공천은 당원과 지지자의 단결을 해치는 해당행위”라며 “김병관 의장이 경쟁력이 있다면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봉을은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반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당내에서는 현재 서울 강북지역 전략 공천을 놓고 고심 중이다. 그는 이날 공천관리위원회가 영입 인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을 끝낸 뒤 자신이 비례대표나 서울 성북을 출마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명찰을 보여주며 “여기 보면 아무 것(지역구 표시)도 없다. 희망한 적도 없다”며 “당에 필요하면 (저를) 쓰는 것이고, 그에 대한 조건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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