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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형제의 난 8개월… 결국 신동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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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형제의 난 8개월… 결국 신동빈 웃었다

입력
2016.03.0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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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롯데홀딩스 주총 경영진 해임안

종업원지주회, 신 회장 손 들며 압승

호텔롯데 상장ㆍ지배구조 개선 탄력

신동주 “6월 정기 주총서 재상정”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소집한 6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 건이 부결됐다. 지난해 7월 촉발된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의 난은 결국 8개월 만에 사실상 동생의 압승으로 마무리가 됐다.

6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도쿄 신주쿠의 일본 롯데 본사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측이 제안한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 등 7명의 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 및 신 전 부회장 신임 이사 선임 건은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 이날 임시 주총에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사실상 한ㆍ일 롯데의 지주사로 그룹 지배의 정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임시 주총은 양측 모두 사활을 건 전쟁터였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의 소집 요구로 열린 만큼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비장의 카드를 통해 본격적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의 뒤집기 시도는 제대로 힘도 한번 써 보지 못한 채 무산됐다. 이날 임시 주총 표 대결의 결정권을 쥔 종업원지주회(지분 27.8%)가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주총은 30분만에 싱겁게 끝났다.

신 회장은 형인 신 전 부회장과의 정면 대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롯데그룹을 확실하게 거머쥐게 됐다. 이어 신 회장이 그 동안 강조해 온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한국 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 조만간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조달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으로 신 회장에 대한 종업원지주회 등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확고한 지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신 전 부회장측은 주총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이상 롯데의 기업 가치를 훼손하거나 경영활동에 발목을 잡는 행위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회복하기 힘든 큰 상처를 입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지지 동영상을 공개하며 후계자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종업원지주회에 1인당 27억원 상당의 주식을 배분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내 놨지만 그룹내 민심을 잡는 데엔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경영권 분쟁을 이어 갈 명분과 동력을 상실한 셈이다. 물론 신 전 부회장은 포기하지 않을 모양새다. 신 전 부회장은 주총 직후 “종업원지주회 이사장이 총회에 참석하지도 않고 위임장으로만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만 봐도 현 경영진에 의한 부당한 압력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오는 6월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동일한 안건을 재상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롯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신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리가 남은 변수지만 신 전 부회장측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와도 대세를 바꾸진 못할 전망이다. 오히려 94세인 신 총괄회장의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후계자라는 주장의 진의를 입증할 수 없어 더 궁지에 몰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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