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좋네, 좋아요. 행복합니다.”
삼성 선수들이 입을 모았다. 삼성은 6일 올 시즌부터 홈으로 사용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오후 1시부터 약 4시간 동안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5일) 처음으로 새 야구장을 밟은 선수들은 라이온즈파크에 대한 평가로 연신 “좋다, 좋아”라며 즐거운 비명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북구 고성동에 있던 대구시민야구장을 홈으로 썼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낡고 오래된 구장(1948년 개장)을 사용했던 선수들은 최신식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지어진 팔각형의 홈 구장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승엽(40)은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구장인 것 같다. 너무 좋다. 행복하다”며 웃음지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대구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공수해온 흙을 깐 그라운드는 배수가 잘 돼 훈련도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편의시설. 휴식 시설인 라커룸 에 대해서도 반응은 뜨거웠다. 류중일(53) 삼성 감독은 “(야구장을 지을 때) 라커룸이나 실내 야구장, 트레이너실 등 선수단을 위한 공간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를 해뒀다”고 전했다.
시민야구장에는 공간이 적어 실내야구장 등 선수들의 훈련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새 구장에는 1,040㎡ 크기의 실내야구장이 마련돼 있다. 이승엽은 “이전 야구장에서는 연습을 더 하고 싶어도 칠 곳이 없었다. 지금은 경기가 끝나도 밤 11시, 12시까지 치고 가면 되지 않나. 운동 여건이 정말 좋아진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장도 잘 해놨더라”고 설명했다. 내야수 김상수(26)는 “기대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야구를 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인 것 같다”며 그라운드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쉬움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이다. 홈과 원정 더그아웃에 각각 설치된 불펜 하나의 면적은 150㎡이다. 투수 장원삼(33)은 “불펜이 좁다. 포수 뒷 공간도 부족하다”며 “불펜 투수들이 스트레칭 등을 하면서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라가기엔 공간이 너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래 수석 코치는 “타구가 뜨면 햇빛에 공이 사라지는 현상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비슷하다. 낮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수는 “관중석 쪽에 중간중간 흰 벽이 있는데, 공과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가장 큰 특징은 외야 펜스다. 홈부터 가운데 담장까지는 122m, 좌우 담장은 99m이지만 타 구장처럼 곡선이 아니라 각이 져 있다. 외야수 박한이(37)는 “외야의 (각이 진) 좌우가 많이 좁은 것 같다. 홈런이 많이 나올 것 같다”며 “타구가 펜스를 맞으면 곧바로 튀어 나오더라. 펜스 플레이만 잘 하면 단타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2루타가 많이 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익사이팅존 등으로 인해 파울 지역이 적은 것 역시 불편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 구장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아직 수정될 부분도 있다. 익사이팅존의 그물망은 약 2m 정도로 낮아 타구가 날아왔을 때 관중의 위험이 크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익사이팅존의 그물망은 1m 더 높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매점 등 관중들을 위한 편의시설 공사도 진행 중이다.
새 야구장에서 뛰는 만큼 선수들의 각오도 새롭다. 이승엽은 “이전보다 더 많은 관중들이 오실 테니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19일 개장식을 열고, 22일 LG와 시범경기에서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대구=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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