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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외래어 표기 규정과 현실 사이

입력
2016.03.0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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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리 국민들은 두 가지 사실에 놀랐다. 첫 번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네 번의 실패 이후 4전 5기 만에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틀린 외래어 표기이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바른 외래어 표기라는 사실이다. ‘Leonardo W. DiCaprio’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 적는 이유는 그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식으로 이름이 불리기 때문인데,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 현지 영어 발음에 가까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 표기하도록 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외래어 표기의 통일을 위해 ‘외래어 표기법’을 만들어 놓았지만 우리 국민들 모두 ‘외래어 표기법’을 익혀 규정에 맞게 표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 격월로 회의를 개최해 주요 외래어의 한글 표기를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결정해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대다수 국민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이름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 바로 잡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중국 인명의 경우에도 ‘과거인과 현대인을 구분하여 과거인은 종전의 한자음대로 표기하고, 현대인은 원칙적으로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존하는 중국(홍콩) 배우와 감독들의 이름을 ‘장이머우(張藝謀)’, ‘저우룬파(周潤發)’, ‘청룽(成龍)’, ‘류더화(劉德華)’, ‘리롄제(李連杰)’, ‘저우싱츠(周星馳)’, ‘왕주셴(王祖賢)’ 등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도록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괄호 안의 한자음대로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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