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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자고 나면 바뀌는 화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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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자고 나면 바뀌는 화훼 대책

입력
2016.03.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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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졸업식 때 생화 꽃다발 대신 저렴한 조화나 실용적인 비누꽃, 사탕꽃 등 대체재 사용이 늘며 생화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제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2005년 2만870원에서 2014년 1만3,867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해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졸업식 때 생화 꽃다발 대신 저렴한 조화나 실용적인 비누꽃, 사탕꽃 등 대체재 사용이 늘며 생화 수요가 큰 폭으로 줄었다. 실제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2005년 2만870원에서 2014년 1만3,867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해 들어 ‘꽃의 날’이 화요일에서 수ㆍ금요일로 바뀌었다는 걸 아시나요? 아니, 아예 꽃의 날이란 걸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겁니다. 꽃의 날은 정부가 2011년 화훼산업발전대책에서 지정한 것으로, 불 화(火) 대신 꽃 화(花)를 써서 매주 화요일로 정했습니다. 2013년 ‘꽃 생활화 확대방안’에서도 ‘화(花)요일’ 대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花)요일’은 불과 5년 만에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대신 매월 1ㆍ3주는 수요일, 2ㆍ4주는 금요일로 바뀌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정부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화요일로 해 보니 주중이라 다음 날 출근해야 해서 꽃을 감상할 시간이 없습니다. 수요일은 가족사랑의 날이라 퇴근이 일러 꽃을 살 시간이 있고, 금요일도 주말이라 꽃을 감상할 여유가 있기 때문이죠.”

꽃의 날을 둘러싼 소동은 작은 에피소드일 수 있지만, 꽃 산업 정책이 얼마나 장기적 안목 없이 주먹구구 식으로 이뤄지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예입니다. 경기 악화로 꽃 소비가 점점 줄면서 화훼농가 및 관련 업체들의 아우성도 높아져가지만, 화훼 관련 대책들은 ‘반짝’ 지원에 그치는 건데요.

사례는 이 뿐이 아닙니다. 꽃의 기능성에 관한 연구자료 정리 및 이달의 꽃 선정도 작년 초에 유야무야 사라졌고요. 난립해 있는 경연대회를 체계화하겠다며 도입한 ‘대한민국 화훼대전’도 2013년, 2014년 두 번을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이처럼 뭐 하나 꾸준히 이뤄지는 게 없으니 현장에서는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한 화훼유통업체 대표는 “화훼산업은 생산, 유통, 소비 등 모든 시스템이 일괄적으로 잘 돼야 살아날 수 있는데 매번 ‘반짝’ 대책에 그치니 아쉽다”고 토로합니다. 한 화훼업체 대표도 “벼 농사는 망해도 도와주고, 잘 되도 도와주는데 화훼는 정말 힘든데도 지원이 적다”고 합니다. 실제 정부는 2013년 ‘꽃 생활화 확대방안’을 통해 “2017년까지 1인당 꽃 소비액을 2012년(1만5,000원)의 두 배인 3만원까지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2014년 되레 1만3,867원으로 줄었습니다.

물론 정부가 추진한 대책 중에는 잘 된 것들도 분명 있습니다. 품종 연구개발(R&D)을 통해 외국산보다 경쟁력 있는 품종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뿔뿔이 흩어져 있는 화훼단체들을 모아 화훼단체 협의회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대책 자체가 훌륭해야 하는 것도 분명하지만, 한 번 내놓은 대책을 진득하게 실행할 끈기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세종=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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