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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로 넘어간 서울시향 수사, 철저한 진상규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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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로 넘어간 서울시향 수사, 철저한 진상규명을

입력
2016.03.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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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그제 박현정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의 성추행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향 직원 일부가 박 전 대표를 음해하기 위해 벌인 조작극이며,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부인 구모씨도 연루됐다는 것이 요지다. 수사 결과대로라면 박 전 대표는 그 동안 억울하게 수모를 당했고,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던 셈이다.

이번 사건은 서울시향 직원 17명이 2014년 12월 박 전 대표가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으로 자신들의 인권을 유린했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박 전 대표는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마저 직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자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곧바로 호소문 발표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고소장을 냈다. 경찰이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인사 전횡, 폭언 및 성희롱 등이 모두 허위라며 서울시향 직원 1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구씨는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도 바로 이 고소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수사 결과가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의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데다, 서울시향과 구씨 측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검찰 수사와 법원 판단에서 더욱 분명한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울시향의 정상화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아시아 변방의 교향악단에 불과했던 서울시향은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아시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로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그런 성장을 주도한 정명훈 전 예술감독이 박 전 대표와 갈등을 빚은 데다, 급여가 너무 많고 허가 없이 연주회를 했으며 항공권을 부정 사용했다는 등의 논란에 휘말려 지난해 말 물러났다. 프로그램 기획, 악단 지휘 등 중요한 일을 하는 악단 간판이 공석이 된 셈이다. 게다가 정 전 감독을 따라 합류했던 스베틀린 루세브 악장과 공연기획자문역 마이클 파인 등 외국인 단원들도 최근 그만두었다.

따라서 서울시향은 악단을 안정시키는 한편으로 능력, 지명도, 리더십을 두루 갖춘 새 예술감독을 찾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런 조건을 모두 갖춘 인물의 영입이 쉽지는 않겠지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등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음악 애호가와 일반 시민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수준 높은 연주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직원과 대표, 대표와 예술감독의 갈등에서 비롯된 다툼 때문에 서울시향의 수준이 떨어졌다는 소리가 나와서는 안 된다. 서울시향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악단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악단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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