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軍당국 공동실무단 출범
국방부 “배치 결정은 안 된 상태
실무단 운용 시한 정해진 바 없다”
中 대북제재 이행 등과 연동
최종 결정까진 상당 기간 걸릴 듯
한미 군 당국이 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논의하는 공동실무단을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가졌다.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위해 지연된 정황이 뚜렷한 한미 사드 배치 협의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하루 만에 개시되긴 했으나, 부지 선정 등 난제가 많고 중국이 반발하고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인 토머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은 이날 오전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양측 대표로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 약정을 체결했다. 국방부는 “양측은 한미 동맹의 미사일방어태세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에서 주한미군사령부가 운영하게 될 사드의 배치 가능성에 관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각각 약 10명이 참여하는 공동실무단이 이날 오후 첫 회의를 갖고 적정부지 선정, 안정 및 환경, 비용, 협의 일정 등에 대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한미 양국이 지난달 7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후 사드 배치 협의를 발표한 지 약 한달 만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해 “사드 배치가 결정이 안 된 상태”라며 “공동실무단이 건의안을 만들고 양국 장관이 승인하면 최종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실무단 운용 시한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가 없다”며 “조속히 협의해서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는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등 국제 정세와 연동돼 상당 시일을 끌다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중국과의 대북제재 협의 과정에서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 약정 체결을 지연시켰고, “사드 배치에 급급해 하지 않는다”(존 케리 미 국무장관) “사드 배치를 합의한 것은 아니다”(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군사령관) 등의 발언을 통해 사드 협의를 속도 조절하겠다는 의도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이끌면서 사드 배치 논의를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양보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다만 “사드는 인류가 개발한 요격 무기 체계 중 요격률이 가장 높은 무기 체계”라며 사드 배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의 반발과 상관 없이 사드 배치를 추진하더라도 사드 레이더의 위해성 문제와 부지 선정 시 주민 반발 등 국내적 난제도 적지 않다. 아울러 미국이 자국 내 배치된 사드를 이동 배치할지, 추가 생산해 배치할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사드 자체가 생산 단계의 무기라서 추가 배치가 결정돼도 그 일정은 더욱 지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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