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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oliteness Theory – Positive and Negative (정중함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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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oliteness Theory – Positive and Negative (정중함의 비교)

입력
2016.03.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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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함에도 이론이 있다. 학생이 교사에게 다가서면서 ‘Excuse me, Mr. Johnson, but can I talk to you for a minute?’라고 묻는 것은 정중함이고 친구 사이에 ‘Hey, Duck, got a minute?’라고 묻는 것은 예사말이다. 정중한 말투는 외견상의 단어나 구조로 구별되는 것도 있고 문장의 구조보다는 말의 내용으로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똑같이 정중한 문장 형식을 사용해도 상대의 마음을 사는 ‘정중함의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1970~80년대에 Stanford 대학에서 나온 정중함의 이론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체면과 자존감이 있는데 상대의 이런 감정을 헤아려 주는 것이 ‘정중함’의 기초이고 출발점이라고 해석한다. 언어 속의 정중함에는 ‘체면’(face saving)이 깔려 있고 반대로 상대에게 저주를 하거나 무례하게 하는 것은 바로 상대의 체면을 구기는 내용이다. 친구끼리 농담을 하다가도 싸움으로 번지는 것은 체면이나 자존감의 경계를 벗어날 때 일어난다. 같은 말이라도 positive politeness가 있고 negative politeness가 있는데, 이것 역시 negative face, positive face라고 부르고 정중한 말투와 더불어 접근 내용이 긍정이냐 부정적이냐로 구분 짓는 것이다.

가령, ‘이렇게 했다니 좋은 데요.’(I really like the way you’ve done this.)처럼 상대가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인정해주는 문장이 있다. 반면에 negative politeness는’I’m sure you won’t want to do this…’ ‘It’s a small thing I need…’ ‘you know much more about this than I do…’ ‘I know this is a big deal…’ ‘I hate to ask this…’ 등을 보면 외견상 매너 있는 문장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부정적으로 출발한다. 즉 정중한 말투일지라도 접근 내용이 부정적이면 예절의 효과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일본이나 한국의 언어문화는 negative politeness language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본인들은 매우 친하지 않다면 positive politeness 접근법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영어권이나 미국의 경우 positive politeness가 인간관계 개선에 더 효과가 좋다고 말한다. 일본과 미국의 대학생 200여 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아도 일본이나 한국에서는 위의 몇 가지 negative 내용의 정중한 표현이 더 많이 쓰인다. 선물을 건네주면서 미국인이 ‘I hope you like this’라고 긍정적 내용을 던지는 반면 일본인은 ‘약소하고 보잘것없는 것인데…’같은 부정적 내용이 한 자락 깔리고 이것이 하나의 매너로 통한다. 또 다른 ‘정중함의 방법’ 중에는 동양 정서에서 보이는 off-record politeness가 있는데 이는 ‘I think you have a lot a very nice pens here.’처럼 말하는 것이다. 속마음은 ‘좋은 펜이 많은데 하나 주시지’의 메시지인데 이를 명쾌하게 말하지 않고 돌려서 말하는 정중함이다. 물론 서양인들은 이런 화법이 혼동을 주기 때문에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중함은 표현의 방법도 좋지만, 그 말의 전달 효과도 감안해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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